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이달 초 무응찰에 시공사 선정 일정 미뤄져
과천10구역도 현장설명회에 롯데건설 미등장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달 시공사 선정 절차 돌입과 함께 빅매치가 기대됐던 일부 정비사업장에서 예상과 달리 싱거운 결말이 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4일 경기 군포시 금정역 일대 산본1동1지구·2지구 재개발사업이 각각 입찰을 마감한 결과 건설사의 단독 입찰로 모두 유찰됐다.
산본1동 1지구는 지난 8월 첫 입찰 마감 당시에는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 입찰로 유찰됐으나 이번에는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로 마무리됐다. 산본1동 2지구는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등이 참석했으나 결과적으로 포스코이앤씨만 단독으로 참여하며 경쟁입찰에 실패한 것이다. 산본1동1지구는 지하 4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2021가구 규모, 2지구는 지하3층~지상36층 높이의 아파트 8개동 963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모두 수도권 내 대단지급 규모다. 그럼에도 또다시 시공사 찾기 일정에 돌입하게 됐다.
하루 뒤인 이달 5일에는 부산 시민공원 촉진2-1구역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입찰에 나섰으나 어느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으면서 시공사 선정은 미뤄졌다. 부산시민공원 촉진2-1구역 재개발사업은 부산진구 범전동에 지하 5층∼지상 69층 아파트 1천902가구와 오피스텔 99실, 판매시설 등을 건립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그 사업규모에 걸맞게 지난 7월 열린 설명회만 하더라도 포스코이앤씨,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군 건설사들이 대거 참가했고, 최근까지도 포스코이앤씨와 삼성물산이 적극적으로 움직여 이들의 맞대결이 예상됐기 때문에 의외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내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조합도 오는 19일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고 내달 14일 입찰을 마감하지만 업계에서는 의외로 싱겁게 결말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당 사업장 역시 이달 5일 현장 설명회를 마쳤지만 서류상 오류 발견으로 절차를 취소하고 다시 현장 설명회를 개최하게 된 것이어서 대결구도 윤곽이 잡혀있는 상태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삼성물산과 DL이앤씨의 대결을 점쳤지만 DL이앤씨가 철수했고, 이후에 롯데건설이 관심을 갖고 사업성을 검토했으나 현장설명회에는 불참했다. 대신 대방건설이 현설에 얼굴을 비췄다. 업계에서는 입찰에 대방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삼성물산의 완승으로 끝날 것을 예상하고 있다. 과천주공 10단지는 지난 1984년 준공한 632가구 규모의 아파트로, 재건축을 통해 최고 28층 높이 아파트 1339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의 지속적 관심에도 불구하고 입찰이 싱겁게 끝나는 이유로 경기 불확실성을 꼽는다. 고금리 환경과 원자잿값 인상, 비서울 지역의 경우 분양 시장 침체 등으로 목표 수주 사업지의 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설정하고 있어서다. 특히 부동산 호황기에는 대단지사업장이 분양 물량이 많아 건설사의 수익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침체기에는 되레 미분양 리스크라는 사업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이 하루 전 발표한 9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를 보더라도 전월 대비 9.4p(포인트) 하락한 61.1로,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수값이 100을 넘으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건설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수값이 100을 넘지 못하면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비관적으로 보는 건설사가 많다는 걸 뜻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성 높은 주요 사업장이라 하더라도 여전히 건설업계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특히 대규모 사업장은 입찰 막판까지도 건설사들의 참여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