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 꼬치 섭취로 하루 당분 권고량 50g에 가까워
식용유 과다 논란 '대만 카스테라' 줄폐업 사태 재연 우려

[시사저널e=박예영 기자] 탕후루 프랜차이즈 달콤왕가탕후루 대표가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면서 관련업계가 향후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탕후루는 설탕 과다 섭취에 대한 논란과 길거리 위생 문제로 최근 도마에 올랐다. 일각에선 '제2의 대만카스테라' 사태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한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12일 열리는 국감에서 달콤왕가탕후루를 운영하는 달콤나라앨리스 김소향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에서는 김 대표를 증인으로 설탕 과소비 문제와 고열량, 저영양 식품 섭취 증가로 인한 청소년들의 건강권 문제 등 질의가 오갈 예정이다.

탕후루는 딸기나 귤과 같은 한입에 먹기 좋은 과일을 꼬치에 꽂아 설탕물을 입힌 중국식 디저트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 SNS를 중심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달콤왕가탕후루는 지난 2020년 가맹사업을 시작해 지난달 기준 전국에 420여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국내 탕후루 프랜차이즈 중 매장 수가 가장 많다. 달콤왕가탕후루 외에도 ‘황후탕후루’. ‘판다탕후루’, ‘대단한탕후루’ 등 유사한 이름의 탕후루 매장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탕후루 상표 특허 출원은 이날 기준 219개의 상표가 등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탕후루는 고열량 식품이라는 점에서 청소년 건강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탕후루 하나에 든 당분은 9~24g으로 2개 꼬치만 먹어도 성인 하루 당분 섭취 권고량 50g에 가깝다. 이에 탕후루는 청소년 당뇨, 비만, 충치 등 질병의 주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탕후루의 과당 논란에 설탕 대신 당알코올을 대체당으로 사용하는 ‘제로탕후루’까지 등장했다. 제로탕후루는 이소말트·말티톨·자일로스 등 알코올을 대체 감미료로 사용해 열량을 줄였다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학계에선 대체 감미료라도 과다 섭취 시 설탕과 마찬가지로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일각에선 이번 국감을 두고 ‘이목끌기 증인 채택’이라는 비판도 있다. 대부분 디저트가 고열량, 저영양 식품인 가운데 탕후루만 특정해 관련 업체 대표를 소환한다는 점이 과하다는 설명이다. 올해 유행하고 있는 약과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한 개(30g)의 열량은 119.7kcal로 고열량 식품이다.

정철훈 달콤왕가탕후루 대표는 “일반적으로 탕후루 하나를 만들 때 사용되는 설탕은 9~24g사이”라며 “가장 많이 팔리는 딸기 탕후루의 경우 9.9g이 들어간다. 탄산음료 한 캔에 40g정도, 스무디가 65g이라고 하는데 일반 디저트와 비슷한 수준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도한 섭취가 문제지 탕후루 자체의 문제점이 과도하게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원주무실점 달콤왕가탕후루 매장 쓰레기통./사진=박예영 기자
달콤왕가탕후루 매장 쓰레기통./사진=박예영 기자

탕후루는 과당 문제 외에도 길거리 위생 문제도 지적받고 있다. 탕후루에서 나오는 꼬치나 설탕 잔여물들로 인해 시설손상, 벌레유입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탕후루 가게가 밀집된 지역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탕후루 반입을 금지하는 ‘노 탕후루 존’까지 등장했다.

최근 탕후루를 둘러싼 부정적 여론이 확대되자 자영업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2의 대왕카스테라나 흑당버블티와 같이 반짝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6년 유행했던 대만카스테라는 국내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점포 수를 늘렸다. 하지만 이듬해 방송에서 대만카스테라의 식용유 과다 사용 문제가 불거지며 줄줄이 폐업한 전례가 있다. 또 흑당버블티, 벌집아이스크림 등이 한 때 폭발적 인기를 끌다가 갑자기 사라진 디저트들로 꼽힌다.

파주시에서 탕후루 매장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국정감사 이후 언론에서 탕후루가 구설수에 계속 오르며 매출도 최근 줄었다"면서 "설탕에 대한 부분은 언론에서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아 억울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전에 유행했던 대왕카스테라는 식용유 과다, 흑당버블티는 설탕 과다로 인한 우려가 있었다”며 “하지만 탕후루는 과일이 들어간 디저트라는 점이 매력이다. 앞으로 설탕에 대한 거부감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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