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재공모···11일까지 설계공모 참가 설계업체 등록신청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지난 7월 설계업체 선정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졌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 특별계획지구3(압구정3구역)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이 재공모 일정에 본격 착수한다. 설계공모 참가 업체 등록을 받으면서 갈등 봉합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앞서 입찰에 참여했던 희림과 해안건축이 또다시 맞붙으면서 2파전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압구정 3구역 조합은 오는 6일부터 11일까지 닷새간 설계업체 참가등록을 진행한다. 작품 접수는 오는 11월 6일이며 연내에 총회를 개최해 설계업체 선정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압구정3구역은 약 석 달 전인 7월 중순 압구정 특별계획지구 가운데 가장 먼저 설계업체를 선정한 바 있다. 그러나 첫 번째 입찰 진행 과정에서 희림이 서울시의 신통기획안 방침에 위배되는 용적률 360%를 제안하면서 해안건축은 홍보관 철수로 맞섰다. 그럼에도 조합원들은 희림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해안건축은 조합을 상대로 설계사 선정 및 대의원회 계약체결 위임건에 대한 총회결의 효력 정지, 설계 계약체결 등 후속절차 진행을 막는 가처분 소송을 냈고 서울시 역시 희림을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고발하자 부담을 느낀 3구역 조합은 설계자 선정을 취소하고 재입찰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서는 두 번째 입찰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희림과 해안건축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안건축은 조합이 재공모를 공지한 직후 조합 상대로 가처분신청을 냈던 것을 취하하면서 재입찰하겠다고 공식화한 상태다. 희림 역시 조합원으로부터 한차례 지지를 받으며 설계업체로 선정됐던 만큼 다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희림과 해안건축 모두 설계업체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손꼽히는 유수의 회사다. 희림은 2022년 매출액 기준 221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한미글로벌, 삼우건축에 이어 세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해안건축은 192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4위로 희림의 뒤를 바짝 쫒았다. 2021년에도 매출 기준 두 회사는 각각 3, 4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들이 압구정3구역 수주에 목을 매는 이유는 압구정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압구정 내에서도 3구역은 사업성과 입지가 가장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업규모가 큰 만큼 책정된 설계비도 크다. 압구정 3구역 설계공모에 책정된 설계비가 무려 358억원이다. 이는 희림과 해안 매출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일각에서는 이밖에도 국내 유명 설계업체가 참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있지만 디에이 건축은 이미 수주한 압구정 2·4구역에만 집중하고, 건원은 5구역 수주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조만간 경쟁 구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희림은 서울시로부터 미운털이 한 차례 박혔기 때문에 조합원 입장에서 선택했을 때 인허가 과정이 지연될 수 있다는 리스크가 있다. 해안건축은 가처분을 내며 일을 크게 벌인 괘씸함이 느껴질 수 있어 선택을 앞둔 조합원들의 고민이 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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