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바카빌시 약 6만㎡ 부지 아게너스 바이오로부터 매입
바카빌 시 측 "바이오 제조 글로벌 중심지 입지 굳히려는 계획의 진전"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여러사업 위한 선제적 매입···용도 결정 아직"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 LG화학이 미국 내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장 건설을 검토한다는 외신 보도에 “아직 결정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부지의 향후 용도 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5일 LG화학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바카빌시 소재 부지를 매입한 것은 맞지만, 아직 용도는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지난 4일 미국 바이오공정 전문지인 바이오프로세스 인터내셔널(BioProcess International)이 바카빌시 부지에 LG화학이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한 데 따른 것이다.
그는 “해당부지는 LG화학의 글로벌 사업 및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될 부지로, 다양한 활용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용도 및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신도 추정 기사일뿐”이라고 덧붙였다.
해당부지는 아게너스 바이오가 소유하고 있던 곳이다. LG화학은 지난 8월 아게너스 바이오로부터 캘리포니아주 바카빌시 소재의 15에이커(약 6만㎡) 부지를 매입했다. 바이오프로세스 인터내셔널은 보도에서 부지에 대해 “로슈의 자회사인 제넨텍의 생산 시설과 인접해있는 곳”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LG화학과 앞서 언급한 제넨텍 외에도 바카빌은 바이오 제조의 중심지”라며 “써모 피셔(Thermo Fisher)가 이 도시에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폴라리스 파마슈티컬스(Polaris Pharmaceuticals)도 최근 시설을 인수한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또한 바카빌 시에서는 “LG화학의 이번 거래는 생명공학 분야의 입지를 확대하고 바이오 제조의 글로벌 중심지로 입지를 굳히려는 시 계획의 또 다른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바카빌시 관계자는 “바이오기술 패스트트랙 허가 프로그램을 통해 LG화학이 가능한 빨리 현장을 가동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LG화학이 부지를 매입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용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라며 “LG화학은 여러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이번 바카빌시 매입 부지를 바이오의약품 공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가 인수한 미국 항암신약 개발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에 자체 공장이 없기 때문이다.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는 CMO(위탁생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성장호르몬, 당뇨치료제, 신장암치료제 등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지난해 생명과학 부문 매출은 8493억 원, 올해 반기는 5642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 자체 개발 및 외부 파트너십을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으로, 바카빌 공장이 건설될 경우 LG화학의 첫 번째 해외 바이오의약품 공장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검토 중인 다양한 활용방안에 대한 질문에 LG화학 관계자는 “용도나 투자계획 등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결정된 바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그는 “신약, 배터리, 친환경 소재 등 전사 차원에서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는 여러 사업이 있어 이를 위해 해당 부지 매입을 선제적으로 해놓은 상태”라고 부연했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매입 부지 평수를 고려했을 때, 전자쪽 공장을 지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