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GM·KG·르노 등 임단협 마무리
기아, 현대차급 인상안 제시했지만 정년연장·고용 세습 등에서 갈등

지난해 현대차 노사가 임금협상 조인식에서 서로 악수를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완성자동차 노사가 추석을 앞두고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이하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 지었다. 지난해 국내 완성차 업계 대부분 실적이 개선된데 따라 높은 수준의 임금 인상안에 합의하며 교섭을 마쳤다.

가장 먼저 임단협을 마친 곳은 KG모빌리티다. KG모빌리티 노사는 지난 8월 완성차 최초로 올해 임단협을 타결했다. 노사는 기본급 5만원 인상, 본인 회갑 1일 특별 휴가 신설 등에 합의 하며 14년 연속 무분규 협상을 마쳤다.

이어 현대자동차도 5년 연속 파업 없이 교섭을 마쳤다. 이는 현대차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회 연속 무분규 기록이다.

현대차 노사는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300%+800만원, 격려금 100%+250만원,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주식 15주 지급 등에 합의했다.

또한 기술직 800명 신규 추가 채용, 육아지원 확대 등에도 합의를 마쳤다.

현대차 기본급 인상 수준이 11만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실질 인상률은 12% 수준이다.

노사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증대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고물가 등 대외 리스크 속에서 안정된 생산 시스템을 유지함으로써 위기 극복의 기반을 마련키로 했다.

르노자동차코리아는 지난 7월 1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해 찬반투표를 진행했으나 반대표가 과반수를 넘으며 부결됐다.

부결 이후 재교섭 과정에서 2차 합의안을 마련했으며 기본급 10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270만원, 변동 PI(생산성 격려금 노사 합의분 50%) 약 100만원, 노사화합 비즈포인트 약 31만원 지급 등에 합의하며 2년 연속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했다.

GM한국사업장은 추석 전 막차로 합의안을 통과하며 임단협을 마무리했다.

GM 노사는 지난 6월 22일 첫 상견례를 시작으로 9월 21일 2차 잠정합의안 도출까지 19차례 교섭을 가졌다. 합의안은 기본급 8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550만원, 성과급 250만, 격려금 250만원 등을 담았다.

마지막 남은 곳은 기아다. 기아 노사는 추석 전까지 교섭을 진행했으며 결렬되면서 추석 이후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기아는 추석 전 열린 교섭에서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금 300%+800만원, 특별 격려금 250만원, 생산 목표달성 격려금 100% 등을 담은 임금안을 먼저 제시했다. 또 상품권 25만원을 지급하고 회사 주식도 추후 제공 수량을 정해 제시하기로 했다.

그동안 기아는 노조에 협상안을 먼저 제시하지 않다가 11차 교섭에서 처음으로 인상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조는 주 4일제, 정년연장, 고용세습 조항 유지 등에서 물러서지 않겠다고 주장해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회사가 노사 신뢰를 바탕으로 합의한 신규인원 충원을 이행하지 않으면서 우선 채용 조용 개정이 안되면 신규 충원이 없다는 막말을 하고 있다”라며 “노조 의지를 무시한 채 일방적인 일괄제시를 고집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끝장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아 노조가 현재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한 만큼, 추석 이후에도 노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노조가 파업까지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