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감성 녹인 라면 디자인·면 식감 남달라···맵기는 다소 아쉬워
[시사저널e=이숙영 기자] 최근 매운 국물라면 시장이 뜨거운 가운데 삼양식품에서 지난달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했다. 불닭볶음면으로 매운 볶음면 시장에 획을 그은 삼양식품이 매운 국물라면 시장도 정복할 수 있을지 직접 먹어봤다.
삼양식품은 지난 8월 17일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을 론칭하고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 ‘맵탱 마늘조개라면’ ‘맵탱 청양고추대파라면’ 등 신제품 3종 선보였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맵탱은 소비자들이 매운 라면을 찾는 다양한 상황에 주목해 다채로운 매운맛을 구현했다. 매운맛을 화끈함·칼칼함·깔끔함·알싸함·은은함 다섯 가지로 세분화해 적절히 조합했다.
맵탱의 패키지 디자인을 살펴보면 기존 삼양식품 국물라면인 삼양라면과는 차이가 느껴진다. 이번 맵탱 디자인은 굵고 귀여운 글씨체로 트렌디한 느낌을 살렸다. 매운 라면을 좋아하는 젊은 소비자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라면 봉투 앞면 오른쪽 구석에서 ‘스파이시 펜타곤’ 그래프도 볼 수 있었다. 스파이시 펜타곤은 맵탱 제품에서 느낄 수 있는 매운맛 종류와 강도를 그래프로 도식화한 것이다.
각 라면 별로 그래프 모양이 조금씩 차이가 있어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스파이시 펜타곤에 따르면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은 은은·칼칼·화끈한 맛을, 마늘조개라면은 칼칼·알싸한 맛을, 청양고추대파라면은 화끈·깔끔한 맛을 주로 느낄 수 있다.
이번 신제품 중 맵탱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 두 제품을 시도했다. 두 제품은 국물 베이스가 완전히 다르다. 흑후추소고기라면은 소고기 육수를, 마늘조개라면은 조개 육수를 라면 국물로 활용했다.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의 구성을 살펴봤다. 두 라면에는 각각 분말스프 1개, 후레이크 1개가 들었다. 두 제품의 분말스프 색은 미묘하게 달랐다. 흑후추소고기라면 분말스프 색이 조금 더 어두운 붉은 빛을 띠었다. 또 마늘조개라면 분말스프에는 해산물로 보이는 검은 재료들이 콕콕 박혀있는 것도 차이점이었다.
조리 방법은 두 제품이 동일했다. 500ml 물과 면, 스프를 넣고 4분간 끓이면 됐다. 매운 국물라면답게 라면을 끓이는 동안 온 집안에 매운 내가 진동했다. 흑후추소고기라면은 일반적인 라면 냄새가 났지만, 마늘조개라면에서는 해산물향이 확실히 느껴졌다.
두 라면의 맛은 완전히 달랐다. 흑후추소고기라면은 매운 한국 라면을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기본에 충실한 맛이었다. 마늘조개라면은 한입 먹자마자 해산물향이 입안에 확 퍼졌다. 해산물향이 강해 어느 바닷가 횟집에 앉아 해물라면을 시킨 듯한 착각이 일었다.
두 라면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면이다. 흑후추소고기라면의 면 굵기는 일반 면과 비슷했지만, 마늘조개라면의 면은 훨씬 굵었다. 농심 '너구리' 라면과 같은 통통한 면이었다. 또 흑후추소고기라면 면의 식감은 일반적인 면의 식감과 미세하게 달랐다. 일반 면에 비해 좀 더 매끄럽고 잘 끊기는 느낌이었다.
흑후추소고기라면과 마늘조개라면, 두 라면 모두 예상만큼 맵지는 않았다. 농심 '신라면 더 레드'와 비교하면 확실히 덜 매웠다. 실제로 맵탱의 스코빌 지수는 6000SHU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신라면 더 레드 스코빌 지수 7500SHU와 비해 낮다. 라면이 생각보다 덜 매워 수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맵탱을 먹은 후 한줄평은 '무난한 라면'이다. 스트레스가 확 풀릴 만큼 매운 국물라면을 기대했던 기자의 입장에선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매운맛 강자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삼양식품인 만큼 눈물 나게 매운맛으로 차별화를 두면 어땠을까.
그래도 무난한 라면이라는 것은 그만큼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라면이라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일반 국물라면보다 약간 매운 정도의 국물라면을 찾는다면 삼양식품의 맵탱이 답이 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