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통풍 신약 '티굴릭소스타트' 10여개국 글로벌 3상
JW중외제약, 아시아 5개국서 통풍 신약 '에파미뉴라드' 3상
난치성 질환 통풍, 기존 치료제 부작용 많아···신약 등장 기대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LG화학과 JW중외제약이 통풍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양사는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개선한 신약 개발을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뛰어들었다. 그동안 통풍치료제는 수입에 의존해왔다. 국산 신약 탄생 가능성에 업계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통풍치료제로 개발 중인 ‘티굴릭소스타트’에 대한 한국과 미국, 유럽 등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도 아시아 지역 5개국 위주로 통풍 신약 후보물질 ‘에파미뉴라드(코드명 URC102)’ 임상 3상을 본격화했다.

바람만 스쳐도 극심한 고통이 느껴진다는 통풍은 대표적인 난치성 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통풍 환자는 2015년 33만4705명에서 지난해 50만9699명으로 늘었다. 통풍은 체내에서 생성된 요산이 소변 등을 통해 배출되지 않고 쌓였을 때 발생하는 대사질환이다. 최근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나이대를 특정하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에서 발병하고 있다.

통풍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치료제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인 그랜드 뷰 리서치에 따르면 현재 약 3조원 규모인 글로벌 통풍 치료제 시장은 2025년에는 약 1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통풍을 치료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약물로는 요산 강하제인 ‘알로푸리놀(allopurinol)’과 ‘페북소스타트(febuxostat)’가 있다. 1차 치료제로 쓰이는 알로풀리놀은 1964년 허가 받았으나, 부작용이 많은 약물로 알려져 있다. 알로푸리놀의 부작용으론 피부 질환인 발진, 스티븐스-존스-증후군과 함께 골수억제 부작용, 신장독성, 간독성 등이 보고됐다. 페북소스타트는 안전성 우려로 미국에서는 1차 치료제에서 제외됐다. 부작용으로는 심혈관계 질환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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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풍치료제 국내 기업 개발 현황./ 표=정승아 디자이너

LG화학과 JW중외제약은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개선하고 효능을 입증해 글로벌 시장에 통풍 신약을 내놓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중국을 제외한 다국가 상업화에 직접 뛰어들 전망이다. 다만 JW중외제약은 아시아 국가 위주로 자체 상업화를 계획 중이다. 미국과 유럽은 기술이전을 통해 파트너사 주도 하에 상업화를 구상 중이다.

국산 통풍 치료제 개발에 가장 선두를 달리는 기업은 LG화학이다. LG화학의 통풍 신약 후보 물질 티굴릭소스타트를 대표 파이프라인으로 삼고 개발 중이다. 티굴릭소스타트는 요산 생성 효소 ‘잔틴 옥시다제(Xanthine Oxidase·XO)’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의 경구용 약물이다.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10여개 국가에서 3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티굴릭소스타트의 미국 임상 2상에서 요산 강하 효과와 함께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의 안전성을 확인했다는 것이 LG화학 측 설명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말, 중국 바이오기업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에 티굴릭소스타트의 중국 지역 개발 및 상업화 독점권리를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티굴릭소스타트 상업화는 이노벤트가 담당한다. LG화학은 미국과 유럽 지역 임상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2027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티굴릭소스타트를 1차 치료제로 허가받는다는 것이 LG화학의 목표다.

LG화학은 올해 1월 7000억원을 투입해 미국 항암제 기업인 아베오 파마슈티컬스를 인수한 바 있다. 통풍치료제 허가 절차에서 아베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경험과 현지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아베오는 2021년 FDA에 신장암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 ‘포티브다’를 허가받아 판매 중이다.

LG화학 측은 “미국은 인종이 다양한 국가인 만큼, 다인종 데이터를 요구한다”며 “중국은 기술이전을 통해 파트너사가 상업화 담당하고 그 외 국가에서는 3상 이후 상용화까지 직접 주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W중외제약은 경구용 통풍 치료제 ‘에파미뉴라드(코드명 URC102)’를 개발하고 있다. 에파미뉴라드는 URAT1(uric acid transporter-1)을 억제하는 기전의 요산 배설 촉진제이다. 혈액 내에 요산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고요산혈증으로 인한 통풍 질환에 유효한 신약후보물질이다. 목표 적응증은 통풍 및 고요산혈증이다.

JW중외제약은 이달 기준 한국과 대만, 태국, 싱가폴에서 에파미뉴라드 임상 3상 IND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 3월부터 환자 등록 및 투약을 시작했다. 앞서 JW중외제약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5개국에서 총 588명의 통풍 환자 대상 에파미뉴라드 임상 3상을 전개하기 위해 각국에 임상시험계획(IND)를 신청한 바 있다.

JW중외제약은 2019년 중국 심시어제약에 에파미뉴라드에 대한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 대상 개발 및 판권을 기술 수출했다. 심시어제약은 에파미뉴라드 중국 1상을 완료하고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

JW중외제약에 따르면 에파미뉴라드 글로벌 3상 국가에서 미국과 유럽은 제외됐다. 임상 3상은 대규모 피험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관찰이 필요한 만큼, 기술이전을 통한 상업화가 비용적인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JW중외제약은 아시아 국가 위주로 에파미뉴라드 상업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JW중외제약 측은 “유럽과 미국은 임상 3상 IND 신청 계획이 없다”며 “기술이전으로 검토하고 있고, 그 외에 국가에서도 에파미뉴라드 기술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에서 직접 3상을 전개하고 상용화를 주도하긴 비용적으로 부담될뿐더러, 현지 판매망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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