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변압기 수출, 전년비 132% 급증
미국 전력망 교체 주기 도래로 수요 급성장
인프라법·인플레이션 감축법 따라 시장 지속 성장 전망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최근 북미 시장에서 산업용 변압기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국내 전련기기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의 올해 상반기 수출 규모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하반기에도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20년 기준 미국 내 배전 변압기의 70%가 설치 수명인 25년을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변압기 수명이 30~40년인 점을 고려하면 이른 시일에 교체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내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하면서 변압기 시장의 ‘슈퍼 사이클’이 도래했다는 분석이다. 전력기기 교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수주잔고도 덩달아 증가 추세다. 자국 내 생산 능력으로는 막대한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서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변압기 누적 수출액은 5억6200만달러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수치다.
관련 설비를 생산하는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효성중공업 수주 잔고는 올해 상반기 기준 10조원을 넘어섰다. HD현대일렉트릭의 상반기 말 수주잔고는 4조8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고, LS일렉트릭(2조5000억원)과 효성중공업(3조5000억원)도 각각 지난해와 비교해 41%, 12%씩 늘었다.
변압기 시장의 성장 요인은 더 있다. 노후 전력 변압기 교체 외에도 미국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 법안(IIJA)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 영향으로 전력 설비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이에 변압기 수요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는 시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국내 업체들의 미국 진출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증가와 더불어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증가로 미국 내 전력망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변압기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기업들은 북미 현지 진출을 통해 증가하는 변압기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지 생산기지 확보를 통해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9년 4650만달러(약 600억원)을 들여 미국 테네시주에 위치한 일본 미쓰비시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인수했다. 효성중공업 미국 법인은 최근 변압기 매출이 상승함에 따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 공장의 공장 가동률을 늘리는 등 생산능력 확대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LS일렉트릭도 현지 법인을 통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