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상반기 흑자 기록한데 이어 올해 연간 흑자 예상
2026년 32만대 판매 목표···평택공장 500억원 투자해 생산 라인 개선
전기차 출시 및 전기 버스·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확대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곽재선 KG모빌리티 회장이 취임 1주년을 맞아 미래 청사진을 제시했다. KG모빌리티는 전동화, 수출 중심 방향으로 회사를 성장시키며, 오는 2026년에는 연 32만대를 판매해 지금보다 3배 가까이 판매량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곽재선 회장은 서울 중구 KG타워 사옥에서 개최한 ‘미래 발전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자동차 회사 회장으로 1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많은 걸 보고 배웠다”면서 “70년 역사의 쌍용자동차가 좋지 않은 성적으로 오늘날에 이른 점을 반성하며, 그동안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앞으론 적자기업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와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상반기 역대 최대 매출과 함께 7년 만에 상반기 흑자 전환을 기록한 바 있다.
곽 회장은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흑자가 계속될 것이라 보고 있으며, 연간 흑자를 낼 것”이라고 전했다.
KG모빌리티 흑자전환의 원동력은 토레스 흥행과 수출 확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토레스는 지난해 국내 출시 이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수출 시장의 경우 유럽, 중동, 중남미 등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면서 올해 1~8월 3만9901대를 수출해 전년대비 42.8% 성장한 바 있다.
곽 회장은 “오는 2026년까지 국내 판매 12만대, 해외 10만대, KD(반조립 제품) 10만대를 포함해 연간 32만대 판매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내년 독일에 직영 판매 법인을 설치하고 토레스 전기차를 출시해 유럽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 멕시코에선 KD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칠레를 중심으로 남미 지역 판매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호주 법인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베트남 CKD 사업을 통해 물량을 증가시킬 계획이다.
생산량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500억원을 투입해 평택 공장을 개선한다. 이를 바탕으로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춰 현재보다 생산량을 끌어올려 물량 공급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논란이 일고 있는 평택 공장 이전에 대해 곽 회장은 “직원들의 삶의 터전인 평택에서 공장을 이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며 “다만 모든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공장을 새로 짓고 있는 가운데 새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정 안되면 서브공장이라도 지어서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고 했다.
◇ 전동화 전환 가속화···“중국산 배터리, 국산에 뒤처지지 않아”
단순 물량 확대 뿐 아니라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전환도 속도를 낸다.
KG모빌리티는 올해 출시한 토레스 전기차 ‘토레스 EVX’를 시작으로 내년엔 전기 픽업트럭을 내놓고 2025년엔 코란도 후속 전기차(KR10 EV), 2026년엔 렉스턴 후속 전기차(F100 EV)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매년 전기차 1종을 추가한다.
또한 EV전용 플랫폼을 개발해 승용차는 물론 택시, 버스 등도 전기차로 출시할 예정이며, 전기차 무선충전 상용화 서비스도 현재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엔 고성능·고효율 하이브리드 모델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내년 출시하는 차량부터는 무선소프트업데이트(OTA) 기능을 적용해 SDV(소프트웨어중심차량)도 확대할 방침이다.
관련해 중국산 배터리 탑재에 대해서도 곽 회장이 입을 열었다.
곽 회장은 “중국산이냐 국산이냐가 중요한게 아니라 배터리 성능이 좋으냐 나쁘냐를 갖고 이야기 하는게 맞다고 본다”라며 “중국을 너무 무시하는데, 지금 전기차 배터리 기술은 중국이 우리보다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토레스 EV에 탑재한 LFP 배터리의 경우 화재 안전성, 가격 등을 고려하면 우리 입장에선 최적의 배터리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다고 앞으로 계속 중국산 배터리만 쓴다는 말은 아니다”라며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도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디슨모터스 인수와 관련해선 “잔금을 모두 납입해 법원에 예치한 상태”라며 “관계인 집회가 다음주 월요일(25일) 열리는데 인수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G모빌리티는 에디슨모터스 인수 후 전기버스 생산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곽 회장은 “국내 버스 시장이 연간 11만대 수준인데, 앞으로 대부분 전기 버스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한다”며 “내년에는 11m 버스에 이어 9m 버스 생산도 계획하고 있다. 내년 6~7월부터 군산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할 경우 연간 300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추후 동남아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