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주공10단지 연내 시공사 선정
삼성물산·롯데건설 물밑 경쟁 치열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과천 재건축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과천주공10단지’ 시공권을 놓고 맞붙을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이미 과천에서 다수 수주한 경험이 있는 만큼 래미안 타운 확장을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앞세워 과천에서 첫 깃발을 꽂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과천주공10단지 재건축 조합은 최근 이사회에서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이달 중 대의원회에서 해당 안건을 최종 결정하고 연말까지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과천주공10단지는 서울 지하철 4호선 과천역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단지로 뒤로는 관악산이 인접해 있다. 최고 높이가 5층으로 용적률이 86%에 불과해 사업성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건축을 통해 기존 26개 동, 632가구에서 최고 28층, 1339가구로 탈바꿈한다.
이곳은 과천 일대 주공아파트 12개 단지 중 마지막 재건축 주자다. 과천 재건축은 1~3기로 나뉜다. 2000년대 입주를 완료한 ‘래미안슈르’(3단지)와 래미안에코팰리스(11단지) 재건축 1기다. 2021년 입주를 마무리한 1·2·6·7·12 단지가 2기, 재건축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주공 4·5·8·9·10단지가 3기다. 4·5·8·9단지가 지난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마지막 남은 10단지에 대한 수주 경쟁이 관심을 받아왔다.
과천주공10단지에 관심을 보이는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다. 당초 수주전은 지난 6월 DL이앤씨가 공사비 문제로 발을 빼면서 삼성물산의 무혈입성이 점쳐졌다. 하지만 롯데건설이 최근 깜짝 등판하면서 2파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공사 선정까지 3개월여가 남았지만 두 건설사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개별 홍보에 나서는 등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과천 재건축 시장의 강자로 꼽힌다. 앞서 1기 3·11단지, 2기 7-2단지 등 3개 단지를 수주해 대우건설(1·5·7-1단지 수주)과 함께 가장 많은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시공권을 따내면 과천 수주전 최대 승자로 등극하는 동시에 건설사 중 유일하게 과천 1~3기 모든 재건축에 깃발을 꽂은 건설사가 된다. 오랜 공을 들인 데다 수의계약 가능성도 컸던 만큼 수주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과천 재건축에서 단독으로 수주한 단지가 없다. 2013년 SK에코플랜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2단지를 수주한 경험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단지명이 ‘과천위버필드’로 롯데건설의 브랜드를 걸진 못했다. 이번 수주전이 과천에 입성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앞세워 수주전에 나설 전망이다.
업계에선 과천주공10단지가 건설업계 흐름인 ‘선별 수주’ 사업장에 부합하는 만큼 두 건설사의 치열한 경쟁을 점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지난 8월 ‘래미안, 더 넥스트’를 발표하고 정비사업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며 “시공권을 따낼 경우 도시정비사업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다른 수주전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건설은 풍부한 수주잔고(46조원)를 바탕으로 최근 사업성이 우수한 사업장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과천주공10단지의 경우 사업성은 물론 상징성이 큰 만큼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