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카카오뱅크, 정기예금 금리 인상
연초 3%대 기록하던 파킹통장 금리 줄줄이 하락
인터넷銀, 수시입출식 예금 비중 70% 육박···자금조달 안정성↓

인터넷전문은행 3사/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인터넷전문은행 3사/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최근 파킹통장 금리를 낮추는 한편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다. 신용대출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개인사업자 대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으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를 뒷받침할 자금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3일부터 자사의 정기예금 상품인 ‘코드K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기간에 따라 차등 인상했다. 가입 기간 12개월 이상 2년 미만의 금리는 기존 연 3.8%에서 0.2%포인트 올린 4.0%로 인상했다. 가입 기간이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인 단기 예금에 대해서도 금리를 연 3.3%에서 3.5%로 0.2%포인트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케이뱅크의 정기예금 금리는 3개월여 만에 다시 4%대로 올라섰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6월 1일 정기예금 금리를 연 4.0%에서 연 3.6%로 0.4%포인트 낮춘 뒤 같은 달 7일에도 금리를 0.2%포인트 추가 인하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초 수신상품 금리를 인상했다. 지난 4일 카카오뱅크는 만기 1년 이상의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연 3.50%에서 3.60%로 0.1%포인트 올렸다.

토스뱅크도 선이자 지급 서비스를 통해 정기예금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토스뱅크는 지난 13일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이 출시 170일 만에 예치액이 4조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가입과 동시에 이자를 먼저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입일에 빠르고 편리하게 이자를 받아 재투자할 수 있어 금융소비자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얻고 있다.

정기예금 상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반면에 파킹통장의 금리는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인터넷전문은행들은 파킹통장에 연 3%대의 파격적인 금리를 내걸며 고객 유치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당 금리가 연 2%대 초반 수준으로 내려왔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초 자사의 파킹통장인 ‘세이프박스’의 금리를 기존 2.10%에서 2.00%로 0.1%포인트 내렸다. 지난 4월 초 금리(2.60%)와 비교하면 반년도 채 안 된 사이 0.5%포인트 이상 금리가 하락했다.

케이뱅크에서 운영하는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현재 금리는 연 2.30%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연 3.00%의 금리를 제시했던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내려앉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의 금리 경쟁 무대가 파킹통장에서 정기예금으로 넘어간 이유는 수신 포트폴리오에서 정기예금의 비중을 높여 자금 조달 안정성을 높이기 위함으로 분석된다.

최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개인 신용대출 외에 개인사업자 대출, 주택담보대출, 자동차 대출 등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대출 공급을 확대하려면 이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파킹통장은 돈이 수시로 들어왔다 나가는 탓에 조달 안정성이 떨어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의 전체 예금 중 수시입출식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69.1%에 달한다. 4대 시중은행의 경우 42.7%인 것과 비교하면 수시입출금 통장에 대한 편중이 뚜렷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시입출식 예금은 언제든지 인출이 가능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지급준비율이 높아 대출 자금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며 “여신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면 대출에 활용할 수 있는 자금 확보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자금 조달 수단인 정기예금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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