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박셀바이오·올리패스, 유상증자 통한 자금조달 나서
"임상 비용·연구개발(R&D)등에 사용 예정"···운영 자금 활용도
기술특례상장 '매출 발생 요건' 위한 제품 상용화 발걸음도 재촉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바이오 기업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에 나섰다. 투자 위축 상황에서 임상 시험 후기 단계 진입에 따른 자금 조달과 재무 불확실성 해소 등을 위해서다. 다만 급박한 사정 속 신속한 자금조달을 위한 주주수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드팩토, 박셀바이오, 올리패스 등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메드팩토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1159억 원 규모의 주주 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키로 했다. 메드팩토는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항암 후보물질 백토서팁의 글로벌 임상시험 진행을 위해 활용할 예정이다. 새로운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등 연구개발(R&D) 비용에도 투자한다. 등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메드팩토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대장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백토서팁 파이프라인이 글로벌 임상 3상 진행을 계획하고 있는데, 비용이 특히 많이 드는 3상을 진행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 어린 시선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분위기가 위축되며 바이오 시장도 좋지 않아 현금이 제한된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이번 자금 조달로 그런 우려와 재무 불확실성 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셀바이오는 최근 1006억1590만 원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조달되는 자금 1006억 원 중 451억 원은 신사옥 건립에 사용한다. 신사옥에 GMP 제조소를 포함한 연구소를 갖추고자 함이다.
424억 원은 개발 중인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과 R&D 비용에는 424억 원을 활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간암치료제 파이프라인 Vax-NK/HCC의 임상 2b상 및 3상 연구에 139억 원을, 췌장암치료제 Vax-NK/PDAC 임상에 약 39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소세포폐암 대상 첨단재생의료 파이프라인인 Vax-NK/SCLC 임상에는 약 21억 원을 쓴다.
이외 나머지 231억 원은 오는 2026년까지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박셀바이오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간암치 료제의 임상 3상, 시설 비용 등 다양하게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박셀바이오는 매출 발생을 위한 발걸음도 서둘러야 한다. 박셀바이오는 2020년 10월 기술특례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기술특례 방식으로 상장함에 따라 2025년까지 매출 30억 원 발생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내년까지 매출 30억 원 발생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관리종목에 지정되는데, 2년 연속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 상장폐지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시급한 매출 발생을 위해 박셀바이오는 반려동물 전용 제품의 상용화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반려동물 전용 항암 면역치료제인 박스루킨(Vaxleukin) 매출이 가장 먼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직접 연구개발을 이어가며 NK세포 치료제의 상용화도 앞당긴다는 목표다. 임상 진도를 차근차근 진행해온만큼, 조건부 허가에 따른 이른상용화가 가능할지 관심이 쏠린다. 그는 “Vax-NK/HCC의 경우 임상2a상 종료 후 조건부허가를 신청할 것”이라며 “허가를 받을 경우 빠르면 오는 2025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다만 조건부 허가가 불발될 경우 박셀바이오는 임상 3상을 진행해야 한다.
기술이전 적극 추진해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있다. 관계자는 “Vax-NK/HCC에 대한 기술이전을 추진해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며 “기술이전을 논의 중인 곳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임상에 따른 글로벌 라이선스 아웃 계약의 어려움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려운점보다는 기술이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며 밝은 전망을 내놨다.
올리패스도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임상 비용을 포함한 100억 원 규모의 운용 자금을 조달한다. 올리패스는 이번달 초 50억 원 규모의 제 3자배정 유상증자와 50억 원 규모의 CB발행 사실을 알렸다. 회사의 경영상 목적 달성 및 신속한 자금 조달을 위한 증자다. 조달된 자금은 올리패스가 추진 중인 비마약성 진통제 신약 'OLP-1002'의 임상 마무리에 활용될 전망이다.
올리패스는 사정이 급하다. 2019년 기술성장특례 적용으로 상장한 올리패스는 5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누적된 영업적자로 자본총계는 2020년 432억 원에서 올해 2분기 164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올해 하반기 8억 원 이상의 영업적자가 발생한다면 완전자본잠식으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에 통증의 감소 측정 정도가 주관적인 영역인만큼, 진통제 임상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아울러 RNAi라는 독자적 플랫폼 기술을 갖췄음에도, 운영 중인 파이프라인의 개수가 많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플랫폼 기술의 장점이자 경쟁력은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보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