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2년 만에 고점 대비 4분의 1···고금리·대기업 중고차 진출 우려
최대주주 한앤컴퍼니 매각추진 ‘난항’···눈높이 낮춰야 매각 가능성
[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중고차 플랫폼 기업 케이카의 주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고금리 지속에 따른 업황 부진과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케이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케이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매각 대상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가 주가 하락을 계기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앤컴퍼니는 케이카 상장과 배당을 통해 이미 원금 이상을 회수한 상태다.
◇ 케이카 주가 추락···상장 2년만에 4분의 1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이카 주가는 이날 전날 대비 0.63% 반등한 1만1180원에 장을 마감하며 최근 주가 하락세가 다소 진정됐다.
케이카 주가는 전날 5.61% 급락하는 등 최근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었다. 케이카 주가는 지난 3월 16일 당시 종가기준 역대 최저인 1만1050원에 장을 마쳤는데 이날 케이카 주가는 장중 1만1050원에 거래되며 반년 만에 최저가 기록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케이카는 지난 2021년 10월 공모가 2만5000원으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고평가 논란에 상장 첫날 2만30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타며 그해 12월에는 4만32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케이카 주가는 장기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때 2조원에 달했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기준 5376억원까지 줄어든 상태다.
케이카 주가 하락세는 실적 추이와는 다소 무관하다. 케이카는 매출 감소에도 이익은 늘어나고 있다. 케이카는 올해 2분기 매출 5057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3.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5.6%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도 매출 1조234억원, 영업이익 287억원을 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매출은 10.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7.6% 늘어난 것이다.
케이카의 수익성이 높아진 이유는 판매회전율이 높은 차량을 위주로 판매하면서 재고자산을 줄였고 온라인 판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실적에도 주가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고금리 지속에 따른 업황 악화 우려도 있지만 현대차, 기아 등 대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영향도 크다.
현대차는 중고차 매매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지난달 경기도 용인시 오토허브 중고차 매매단지에 입주를 시작했다. 다음달부터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에 위치한 현대차 양산 출고센터 부지에서도 인증 중고차 센터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와 더불어 KG모빌리티와 롯데렌탈 등도 중고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KG모빌리티는 내년부터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롯데렌탈은 온라인 중고차 매매플랫폼인 '마이카 세이브'를 지난달 선보였다.
◇ 투자회수 마친 한앤컴퍼니, 눈높이 낮출까
케이카 주가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케이카 매각에 끼칠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케이카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한앤코오토서비스홀딩스유한회사를 통해 케이카 지분 72%(3462만2302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2018년 4월 엔카사업부의 중고차 오프라인 부문을 약 2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CJ그룹 계열 조이렌터카를 500억원에 추가 인수해 합병하며 현재 케이카를 만들었다. 한앤컴퍼니는 2021년 10월 케이카를 상장하며 구주매출을 통해 3066억원을 현금화해 투자금을 단번에 회수했다.
케이카 상장 후 1년간 설정했던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지난해 10월 끝나자 한앤컴퍼니는 매각주간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하고 케이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구주매출 외에도 매분기마다 배당을 실시하며 투자금 이상을 이미 회수한 상태다. 케이카 배당성향은 지난 2021년 77.1%를 제외하면 매년 100%를 넘어서고 있다. 이는 당기순이익을 넘어서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이미 원금회수에 배당금으로 이익을 거두고 있어 매각만 완료하면 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매각가를 놓고서는 시장과 눈높이 차이가 큰 편이다. 한앤컴퍼니로서는 주가에 프리미엄을 붙여 4000억~5000억원 가량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앤컴퍼니의 케이카 지분율이 72%이기에 이날 종가기준 지분가치는 3871억원 가량이다.
시장에서는 케이카의 적정가치를 3000억원으로 평가하면서 한앤컴퍼니의 요구 수준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반면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는 주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매각하기는 어렵다. 이런 면을 종합하면 케이카 주가 하락이 더 지속되어야 케이카 매각이 한층 원활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