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신고서 제출하고 코스피 상장 박차
주주환원 유사성 넣어 비교기업 추려
배당성향 50% 이상 지속 내건 점도 눈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3조원대 몸값을 내건 서울보증보험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가운데 증권신고서에서 배당 정책이 강조되고 있어 주목된다.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 선정에서부터 주주환원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삼은 데다 50%가량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것이다. 성장성을 전면에 내세우는 여타 IPO와 차별화되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전날 증권신고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이번 IPO는 서울보증보험에 수혈된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앞선 지난해 7월 금융위원회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지분 93.85%(공모 전 기준)를 단계적으로 매각하기로 한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은 국내에서 유일한 종합보증사다. 1998년 외환위기로 파산 위기에 몰린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이 합병해 출범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수익은 보증보험 및 재보험에서 발생하는 보험영업수익과 보험계약자로부터 수령한 보험료의 운용을 통해 발생한 자산운용 수익으로 구성된다. 서울보증보험은 올해 상반기 1조3268억원의 영업수익과 189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서울보증보험의 이번 IPO는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우선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 선정 단계에서부터 주주환원 정책의 유사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는 일반적인 IPO에서 찾기 쉽지 않은 기준이라는 점에서 배당 정책을 강조한 서울보증보험 IPO의 특징을 드러내는 부분으로 해석된다. 

실제 공동 대표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국내와 해외 비교기업을 선정할 때 모두 주주환원 유사성을 고려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최근 2년 동안 각각 50.2%의 배당성향을 보였는데 이와 유사하게 배당성향이 높은 기업을 추린 것이다. 국내의 경우 삼성화재해상보험(지난해 배당성향 51.4%)을 포함한 4개사가 선택됐고 해외 기업 중에선 코파스(Coface, 79.1%)를 비롯한 15개 기업을 선정했다. 

이후 재무나 사업 유사성 기준 등을 통해 최종적으로 삼성화재, DB손해보험, 코파스, 트래블러스(Travelers)를 비교기업으로 삼았다. 주관사는 이들 기업의 평균 PBR(주가순자산)인 0.95배에 서울보증보험의 순자산가치 4조8157억원을 곱해 적정 시가총액 4조5660억원을 도출했다. 여기에 39.60~20.79%의 할인율을 적용해 약 2조7580억~3조6167억원의 몸값을 산정했다.

50%가 넘는 배당 성향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서울보증보험 IPO의 소구점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타 보험사 대비 압도적인 지급여력비율을 기록하고 있어 향후에도 50% 이상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할 계획으로 안정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보증보험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413.27%로 업계 평균인 206.58%보다 높다.

결과적으로 배당 기대를 내세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보증보험이 지난해 배당총액인 2826억원을 배당한다고 가정하면, 공모 후 상장 주식 수(6982만1598주) 기준 1주당 4047원이 배당된다. 이는 희망공모가 밴드(3만9500~5만1800원) 최상단 기준 7.8% 수준이다. 하단 기준으로는 배당률이 10%가 넘어선다. 보증보험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에다 보증보험 시장이 아직 성장 추세에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배당 확대 기대도 모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배당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주주환원책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 측 역시 증권신고서에서 ‘자본수준, 재무상황, 각종 계약상의 제약, 관련 법률과 규제 등에 따라 배당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라거나 ‘대주주의 공적자금 회수 계획에 따라 향후 사업전략, 배당계획 등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이달 말부터 국내외 기관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회에 나설 예정이며 내달 13~19일까지 5거래일 동안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일반 청약은 내달 25~26일로 예정돼 있다. 계획된 코스피 상장일은 오는 11월 3일이다.

표=정승아 디자이너.
표=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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