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센스, 첫 국산 연속혈당측정기(CGM) '케어센스 에어' 국내서 출시
빠른 AS·해외 제품 대비 낮은 가격·건강보험 적용 등 국내선 밝은 전망
해외 덱스콤·애보트 대비 낮은 인지도로 세계 시장 경쟁력 확보는 고민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첫 국산 연속혈당측정기(CGM)가 등장했다. 여러 국내 기업이 국산 CGM 제품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방안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이 독자적 기술을 적용한 CGM 개발에 나섰다. 아이센스는 지난 10일 CGM ‘케어센스 에어’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첫 국산 연속혈당측정기 제품의 등장이다. 유엑스엔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내에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연속혈당측정기(CGM)는 피부에 부착해 미세바늘로 실시간 혈당을 측정하는 의료기기다. 기존방식처럼 바늘로 손가락 채혈을 반복하지 않아도 된다. 한번 부착하면 피부 아래에 삽입한 센서를 통해 채혈 없이 혈당을 수시로 측정할 수 있다. 세포 간질액에서 포도당 농도를 측정해 스마트폰 또는 수신기에 혈당값을 보여준다.
아이센스의 CGM인 케어센스 에어는 지난 6월 1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7월엔 건강보험 등재를 완료하며 본격적인 출시 준비를 진행했다. 8월엔 송도 공장 설비 가동을 통해 제품 생산을 시작했고, 지난 10일부터 아이센스의 온라인몰에서 출시 기념 이벤트와 함께 판매를 시작했다.
케어센스 에어는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값이 측정된다. 아울러 스마트 기기 연동으로 혈당값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체계적인 혈당 관리와 데이터 공유가 가능하다. 특히 최초의 국산화 연속혈당측정기 제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 중인 연속혈당측정기는 덱스콤(Dexcom), 애보트(Abbott), 메드트로닉(Medtronic) 사의 제품으로, 모두 국산이 아니다.
CGM은 매일 혈당을 확인하고 인슐린을 투여해야하는 1형 당뇨환자에게 큰 편의성을 제공한다. 다만 가격대가 저렴하지 않다는 점과 해외 기업 제품인만큼 AS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나 국산 연속혈당측정기인 케어센스 에어의 등장으로 접근성이 확대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는 모양새다. 기존 외국산 제품 대비 낮은 제품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연속혈당측정기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산인 만큼 AS를 빨리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아이센스는 국내 시장에 대해 밝은 전망을 내놨다. 먼저 케어센스 에어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현재 애보트, 덱스콤 등의 경쟁사 제품 대비 케어센스 에어가 10%에서 15%정도 더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케어센스 에어는 센서 하나당 15일 동안 사용 가능한 만큼, 한달에 2개를 사용하는데, 덱스콤의 경우 10일 사용이기에 한달에 3개를 써야하며 애보트는 14일 동안 사용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민건강보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품 등록도 마쳤다는 설명이다. 그는 “보험에 등재가 완료됐다”라며 “다만 국내는 1형 당뇨만 가능하며, 보험공단에서 70%, 소비자 부담 30%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이센스는 자가혈당측정기 제품으로 관련 국내 시장의 45~50%를 점유하고 있다”며 “인지도 측면에서 국내 시장에서 유리한 면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국내기업 유엑스엔도 CGM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유엑스엔은 효소를 기반으로 하는 기존 연속혈당측정기와 다르게 백금을 기반으로 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모든 혈당 센서 제품은 효소 방식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포도당과 반응하는 효소가 부착되는데, 이는 생산과 보관, 유통하는 과정이 까다롭다. 효소의 태생적 불안정성 때문에 센서 수명이 짧고 제조 비용과 제품 가격이 높다.
이와 달리 유엑스엔의 백금 기반 혈당기는 나노다공성 백금 특유의 안정성으로 우수한 센서 수명에 따라 신뢰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센서 제조 공장의 제약이 없기에 양산에 적합하고, 가격 경쟁력이 크다. 신체에도 안전하고 환경으로 인해 변질되지 않아 보관, 사용이 편리하며, 5분 간격으로 측정하는 현존 제품에 비해 더 짧은 간격으로 수치를 측정할 수 있다.
유엑스엔 관계자는 “유엑스엔 CGM 제품의 가장 큰 차별점은 무효소식이라는 것”이라며 “백금을 활용한 무효소식은 효소식과 달리 생물이 아니기 때문에 유통, 관리, 원가 등에서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원가율이 경쟁사 대비 굉장히 낮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시면 될 것”이라고 답했다.
나아가 건강보험 적용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그는 “우리나라 법상 1형당뇨 대상은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데, 2형 당뇨 시장이 훨씬 큰 만큼, 건강보험이 가능하다면 그 부분에 적용을 받고자 한다”고 했다.
다만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제당뇨병연맹이 발표한 ‘당뇨병 백서 2021’에 따르면 CGM 세계 시장은 전세계 당뇨병 유병률이 늘어남에 따라 2030년 163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전망이다. 연평균 11.5%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이에 아이센스도 내년 상반기 유럽시장 제품 출시를 목표로 지난 3월 말 유럽 CE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엑스엔도 오는 2025년부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허가를 통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침투를 목표로 삼았다.
하지만 아이센스가 내놓은 자체 분석처럼, 국내 기업은 현 시장의 주력 경쟁사 대비 자금 동원력이나 브랜드 인지도 측면이 부족하다는 약점이 존재한다. 글로벌 CGM 시장은 미국 애보트와 덱스콤이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애보트와 덱스콤의 사용자 수는 525만 명, 매출은 77억달러(10조1000억 원)다. 최근 5년 애보트와 덱스콤의 CGM 매출 증가율은 30~40%로, 큰 성장세를 보였다.
아이센스는 고기능과 가격 경쟁력을 내세웠다. 덱스콤은 센서와 송신기가 분리된 제품으로 사용 기한은 10일이다. 애보트의 리브레1은 실시간 혈당 모니터링이 불가능하며, 블루투스가 아니라 근접무선통신 방식을 사용해 휴대폰을 팔뚝 센서에 갖다 대야 측정되는 방식으로, 사용 기한은 14일이다.
반면 아이센스 제품은 일체형으로 나와 센서를 체내에 삽입하면 블루투스 방식으로 연결돼 송신기가 따로 필요 없다는 설명이다. 5분마다 자동으로 혈당을 측정해 스마트폰 앱으로 전송해주고, 사용 기한도 15일로 가장 길다.
아이센스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확도는 현존 제품과 비슷하지만, 1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저희 제품은 한달에 2개 사용이니 24개라면, 한달 3개가 필요한 타사는 총 36개를 사용하게 되는 만큼, 가격이 최대 10%에서 20%까지 차이가 난다”고 했다.
유엑스엔측도 높은 정확도와 고성능으로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유엑스엔 관계자는 “덱스콤이나 애보트의 제품보다 더 나은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동물 실험 등에서는 더 좋거나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