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분기比 3.6%포인트 감소···건전성 관리 차원서 조정 해석
토스뱅크, 전월세대출상품 출시···여신 포트폴리오 개선 통해 수익성 강화 기회
현재 흑자 기조 이어가기 위해 안정적 수익원 확보 불가피···주담대 출시 가능성
토스뱅크 "주담대 출시 계획 아직 없어"···업계,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관점서 충분히 고민할 여지 커

토스뱅크 전경 / 사진=연합뉴스
토스뱅크 전경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3사 가운데 토스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홀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조정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전월세보증금 대출 상품을 출시한 토스뱅크 입장에서는 여신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현재의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 출시가 불가피한데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유일하게 없는 토스뱅크의 경우 향후 출시 가능성을 열어두는 여지로도 해석될 수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토스뱅크의 올해 2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38.5%로 전 분기 42.1% 대비 3.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이 소폭 상승했다. 카카오뱅크는 전분기 25.7% 대비 2%포인트 높아진 27.7%, 케이뱅크도 24%로 전 분기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 대비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규모를 의미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에 대한 대출을 뜻한다. 

중·저신용자 대출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주요 설립 조건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통한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촉진, 금융소비자 편익 증대를 위해 도입됐다.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방식으로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되었던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적극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인터넷전문은행의 핵심 과제라는 설명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 확대 계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신사업 인허가 등에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토스뱅크는 올해 초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비중 목표치로 44%를 제시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도 각각 32.0%와 30.0%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아직까지 세 은행 모두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했지만 계속 비중을 높여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홀로 감소한 토스뱅크의 수치는 의외의 결과라는 평가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KCB 기준 비중 수치가 1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으나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저신용자 포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패턴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 심사 및 내부 등급 기준을 고도화해 나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KCB 기준 비중이 일정 부분 감소했다"며 "대환대출에서 신용등급에 따른 고객 차별이 없도록 했으며 이 과정에서 고신용자의 유입이 예상 외로 높았던 측면이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토스뱅크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최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상환 여건이 악화하는 취약 차주들이 늘고 있는 데다 건전성 지표는 점점 나빠지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토스뱅크 연체율은 1.32%로 5대 시중은행 연체율(0.27%)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의 경우 고신용자 대출에 비해 연체 확률이 높아 자산건전성 악화 위험이 크다. 기존 중금리 대출 차주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토스뱅크가 비중을 조절했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최근 토스뱅크는 전월세 자금 대출 상품을 출시했는데 이를 통해 여신 성장을 꾀하고 있는 만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조정이 여신 포트폴리오 불균형 해소에 주효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월세 자금 대출 상품은 주담대로 묶이지는 않지만 흔히 주담대를 본격적으로 출시하기 전 내놓는 상품으로 여겨진다. 이러한 상품적 특성을 고려할 때 업계 일각에서는 토스뱅크의 이번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감소가 향후 주담대 상품 출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현재까지 토스뱅크 측은 주담대 출시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익원인 주담대 출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는 그 동안 담보대출 없이 신용대출만 취급해왔다. 출범 이후 매분기 적자를 기록해온 토스뱅크가 흑자로 전환해 안정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가 절실하다. 앞서 토스뱅크는 지난 7월 말 기준 약 10억원 규모의 월별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특히 주담대를 공격적으로 실행했던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출 성장률과 점유율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는 점에서 토스뱅크도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주담대 판매를 통해 성장률은 물론 안정성이 높은 주담대 비중을 확대해 건전성 지표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며 "토스뱅크도 여신 포트폴리오 다변화 관점에서 충분히 출시를 고민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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