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3구역, 해임총회 사흘 앞두고 공생관계 이어가기로···성남 산성구역도 기존 시공사업단과 협의
이달 중 시공사업자 해지 여부 결정하는 한남2구역, 북아현2구역에 관심
사업 지연 따른 비용증가 감안시 기존 시공사와 계약 유리하다 판단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정비업계에서 공사비 갈등을 겪다가 기존 시공사와 재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달에만 서울에서 시공사 해임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이 두군데나 있어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정비업계에서 조합이 시공사와 결별을 시도하다가 재결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동안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으로 둘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다가 시공권 계약을 해지하고 새 시공사를 찾기 위해 입찰에 나서는 사업장이 많았다. 하지만 근래에는 사업 지연에 따른 비용증가를 감안하면 현 시공사와 사업을 이어나가는 게 낫다는 판단에 따라 공생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9일 총회 안건 중 하나로 시공사 선정 취소 및 공사도급 가계약 해지 건을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올리지 않았다. 총회를 사흘 앞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건설과의 계약 해지 안건 상정을 취소한 영향이다.

조합은 과거 3.3㎡ 512만원 수준의 공사비로 계약을 맺었으나 시공사로부터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해에는 687만원, 올해는 898만6400원을 통보받았다. 공사비가 75.5%나 급등한 것이다. 이후 양측은 이후 약 1년간 공사비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며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조합은 대의원회에서 의견을 취합한 후 결국 시공사 해지 수순까지 밟게 됐다. 그러나 총회를 앞두고 시공사와 큰 틀에서 공사비 협상에 합의한 것이다.

성남 산성구역 재개발조합도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은 올해 상반기 시공사업단(GS건설·대우건설·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이 3.3㎡당 공사비를 445만원에서 661만원으로 44% 가량 인상을 요구했다는 이유로 결별을 선언하고 새 시공사 선정에 나선 바 있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가 없었고 조합은 기존 시공사업단 주간사인 대우건설과 재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밖에도 서울에서는 이달 중 총회를 열고 시공사업자 해지 여부를 결정하는 조합이 두 곳이나 있어 정비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오는 17일 열리는 임시총회 안건 중 하나로 대우건설 시공사 선정 재신임(찬성, 반대)의 건을 상정하고, 서대문구 북아현2구역 재개발 조합도 23일 임시총회에서 1호 안건으로 삼성물산·DL이앤씨 시공사업단 시공자 선정 취소 및 공사도급가계약 해지의 건을 올린 상태다.

한남2구역은 시공사가 내세운 공약의 이행 여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비롯됐고, 북아현2구역은 홍제3구역·성남 산성구역 재개발과 마찬가지로 공사비 인상에 따른 갈등으로 해임을 논의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두 사업장 모두 위 조합들처럼 미워도 다시 한 번 동업을 이어 나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새 시공사 선정 절차에 바로 돌입하더라도 수개월은 사업이 지연되면서 사업비용은 증가하는데다 기존 시공사보다 주택 브랜드,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높은 시공사가 들어온다는 보장도 없다”며 “공사비 인상 이슈탓에 조합원간 의견이 갈리고 있지만 결국 기존 시공사로 무게추가 기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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