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좌절 후 10개월만 재도전
김영섭 KT 대표 취임 후 첫 IPO 사례
출간플랫폼·웹소설플랫폼 등 신사업 본격화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가 12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 = 김용수 기자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지난해 한 차례 기업공개(IPO) 도전에 실패한 KT그룹의 독서 플랫폼기업 밀리의서재가 상장 철회 10개월만에 코스닥 상장 재도전에 나섰다. 김영섭 KT 대표 취임 후 처음 이뤄지는 KT그룹의 IPO 사례다. 회사는 상장 후 기존 단순 전자책 구독 플랫폼에서 ‘참여형 지식재산권(IP)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했다. 출간플랫폼 ‘밀리로드’를 통해 오리지널 IP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장르 웹소설 플랫폼’을 출시해 신사업 매출 확대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600억원, 내년 8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12일 밀리의서재는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시장 진입 이후 계획과 비전을 발표했다. 밀리의서재는 2016년 설립 이후 약 15만권의 독서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독서플랫폼 ‘밀리의서재’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책 외에도 오디오북, 챗북(채팅형 독서 콘텐츠), 도슨트북, 오브제북 등 새로운 형태의 독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서영택 밀리의서재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단순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에서 ‘참여형 IP 플랫폼’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코스닥 상장 이후 작가와 독자 참여형 출간플랫폼 ‘밀리로드’를 통한 오리지널 IP 확보, 지속적인 베스트셀러 발굴, 로맨스 중심의 장르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 출간플랫폼 ‘밀리로드’로 오리지널 ‘IP’ 확대

밀리로드는 회사가 지난 5월 출시한 플랫폼이다. 밀리의서재 구독자들은 플랫폼 안에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으며, 공개된 작품은 밀리의서재 모든 구독자들에게 노출된다. 오리지널 정식 연재는 ‘밀어주리(독자투표)’만으로 결정된다. 작가와 독자 간 상호 소통이 가능해 독자 반응을 작품에 빠르게 반영할 수 있단 점도 특징이다.

회사에 따르면 밀리로드 출시 이후 약 4개월 만인 이달초 기준 약 900개 이상의 작품이 업로드 됐다. 이같이 확보된 오리지널 IP는 KT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2차 콘텐츠 제작에 활용될 예정이다.

서 대표는 “밀리의서재의 실사용자수는 60만명 정도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최근 기업고객이 늘면서 하반기에도 급격한 성장을 기대 중이다. 구독형 독서플랫폼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로 100만명 수준이며, 향후 1000만명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약 63%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으며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어 시장 입지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구독서비스 외에 사업을 확대하려고 한다. 지난 5월 밀리로드 베타서비스를 출시한 후 전혀 인기 없는 책이 밀리의서재에서 인기를 얻고 오프라인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도서가 많이 나오고 있다. 출판사에도 열려 있어 작가와 같이 들어와 연재해도 된다. 플랫폼 자체가 국내 출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했다.

밀리의서재 실구독자 추이 / 자료 = 밀리의서재
밀리의서재 실구독자 추이 / 자료 = 밀리의서재

◇ 연내 웹소설플랫폼 출시···“상장 후 자금, 콘텐츠 투자에 쓸 것”

회사는 상장 후 장르 영역 신사업도 추진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 우선 연내 로맨스 웹소설 독자를 겨냥한 웹소설 플랫폼을 출시한다. 회사는 매출 기준 국내 상위 100명의 로맨스 작가 중 60명 이상을 연내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또 매주 오리지널 신작 1작품 이상, 연간 60~70종의 콘텐츠를 수급할 계획이다. 로맨스 분야는 작가 팬덤이 존재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인기 작가를 다수 확보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공해 신규 가입자 확대를 계획했다.

서 대표는 “로맨스 장르엔 가입자당평균매출(ARPU)가 가장 높은 헤비유저들이 있다. 이들을 잘 타깃팅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단계적으로 분야를 확대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연간 60여편 수급은) 로맨스 장르 독자들로부터 기대를 끌만 한 작품을 말하는 것이다. 상장 이후 확보 자금을 대부분 장르나 출간플랫폼 등 사업 확대에 쓸 계획이다”고 밝혔다.

회사는 올해 약 600억원, 내년엔 8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밀리의서재의 매출은 2019년 112억원, 2020년 180억원, 2021년 289억원, 지난해 458억원 등이다. 영업손실은 2019년 110억원, 2020년 110억원, 2021년 145억원 등으로 확대되다가, 지난해 영업이익 42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서 대표는 “작년에 제시한 매출 전망치에 못미친 것은 새로운 사업을 보류한 영향이다. 기업간거래(B2B) 부문에서 대기업들과 계약을 많이 체결했는데, 대기업들의 사용률만 높여도 레퍼런스가 좋아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T에서도 지속적으로 밀리의서재를 써줄 것이냔 지적도 있는데, 통상 4분기에 (구독자가) 줄었다가 새 단말기 출시 시기와 맞물려 (구독자가) 들어온다. 현재 기준으로 성장 중”이라며 “매출 전망은 보수적으로 생각 중이다. 올해 600억원에 좀 못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엔 30% 성장해 800억정도를 계획 중이며, 신규사업이 계획대로 되면 그 이상은 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김영섭 신임 KT 대표 취임 후 밀리의서재의 사업 방향성 변화 가능성에 대해 서 대표는 “큰 변화는 아직 모르겠다. 그룹에서 보다 진취적인 계획을 세우면 그에 맞게 할 역할이 많을 것 같다”며 “특히 새 CEO가 출판 시장과 상생하고 출판시장을 업그레이드하는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해서 그런 쪽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했다.

밀리의서재는 15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2만~2만3000원으로 총 공모 예정 금액은 300억~345억원이다. 지난 7~13일 수요예측, 오는 18, 19일 청약을 거쳐 이달말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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