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들 로봇사업 진출에 로봇 관련 기업 주가 무더기 상승
IPO 앞둔 ‘조단위’ 대어 두산로보틱스, 고평가 논란 해소 기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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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최근 레인보우로보틱스를 필두로 국내 증시에 ‘묻지마’ 로봇주 투자 열풍이 불면서 기업공개(IPO)를 앞둔 두산로보틱스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올해 공모주 시장에서 오아시스나 파두 등 조단위 IPO가 흥행에 실패하거나 상장을 철회하면서 시장에서는 조단위 기업가치로 상장을 추진하는 두산로보틱스에 대한 흥행 우려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증시 전반으로 로봇주 열풍이 확산되면서 두산로보틱스는 IPO 흥행에 대한 우려를 덜게 됐다는 분석이다.

◇ 로봇주 ‘묻지마 흥행’···두산로보틱스 IPO ‘청신호’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로봇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무더기 상승하는 ‘묻지마’ 투자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7일까지 로봇에 조금이라도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급등했다. 농기계업체 대동은 1만380원에 1만7820원으로 무려 71.68% 상승했고 삼성전자 로봇청소기 감속모터 공급사인 이랜시스도 2420원에서 3975원으로 64.26%나 뛰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도 11만6600원에서 19만원으로 62.95% 뛰었다. 대동그룹 부품사 대동기어도 52.15% 상승했고 알에스오토메이션은 41.98%, 아진엑스텍도 38.79% 상승했다.

감속기회사 에스비비테크를 비롯해 유진로봇, 에스피지, 뉴로메카, 우림피티에스, 휴림로봇, 로보스타, 티로보틱스, 에브리봇, 로보로보, 라온테크, 유일로보틱스, 러셀, 해성TPC 등 주가가 오르지 않은 로봇 관련 기업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증시에 묻지마 로봇주 열풍을 일으킨 진앙지는 삼성, 포스코 등 대기업이다.

지난달 31일 삼성웰스토리가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단체급식용 로봇팔을 함께 개발한다는 소식에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어 지난 4일 포스코가 대동과 손잡고 제철소 내 특수환경용 임무 로봇을 개발한다는 소식에 대동이 포스코홀딩스 주가 역시 상한가로 직행했다. 한화그룹 역시 다음 달 협동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중소형 로봇기업들로 낙수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성현동 KB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로봇산업 진출이 늦은 대기업은 인수합병이나 전략적 투자 등을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주요 대기업의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 증가가 중장기 기회요인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서 로봇주 열풍이 불면서 두산로보틱스 IPO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1~15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1~22일 공모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설립된 협동로봇 제조기업으로 2021년부터 글로벌 시장점유율 5위에 올라섰다. 최대주주는 두산(90.91%)이며 프랙시스캐피탈의 코봇홀딩스(6.82%),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케이아이피로보틱스(2.27%)가 주요주주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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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단위 공모 흥행 우려 극복할까

최근 로봇주 열풍이 불기 전까지 두산로보틱스 IPO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올해 공모주 시장이 중소형 위주로 돌아가면서 대어급 IPO에 대한 수요가 충분치 않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7일 코스닥에 상장한 반도체 팹리스기업 파두의 경우 올해 첫 조단위 대어였는데 상장 당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파두는 7월 24~2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공모가범위(2만6000~3만1000원) 최상단인 3만1000원으로 결정하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조4898억원으로 확정됐다. 시가총액이 조 단위인 IPO기업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지난해 9월말 상장한 WCP 이후 근 1년 만이었지만 정작 공모청약에서는 경쟁률이 79.75대 1에 그쳤고 상장 첫날부터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두산로보틱스 역시 조단위 대어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공모를 통해 총 1620만주를 전량 신주모집한다. 희망공모가범위는 2만1000~2만6000원이고 희망공모가기준 공모금액은 3402억~4212억원이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1조3612억~1조6853억원이다.

두산로보틱스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에 일각에서는 고평가 논란도 제기됐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매출 450억원,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237억원, 영업손실 99억원을 냈다. 두산로보틱스는 ‘시가총액 5000억원 이상, 자기자본 1500억원 이상’ 요건을 맞춰 유니콘 기업 특례로 상장한다.

이러한 우려들이 존재했지만 최근 로봇주 열풍으로 투자자들이 두산로보틱스 IPO에 대거 참여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로 구성된 상장주관사단은 최근 로봇주 열풍이 반가운 소식이다. 이번 두산로보틱스 IPO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공동대표주관을 맡았고 NH투자증권·KB증권·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이 공동주관사다. 키움증권·신영증권·하나증권·유비에스(UBS)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상장주관사단은 인수금액의 1%를 수수료로 받는다. 수요예측에서 공모가가 상단 이상으로 정해질 경우 0.5%P의 인센티브도 받을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최대 18억9540만원,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6억3180만원, 인수단은 1억8954만원 가량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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