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바이오시밀러 원가 절감 고민
생산 공정 효율화, 공급망 관리 강화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의 원가경쟁력 강화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레드오션이 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낮은 약가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생산 원가를 낮추는 것이 수익성 유지에 절대적인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효율적인 공정 솔루션을 개발하고, 공급망 관리를 통해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주요 승부처가 되고 있다. 생산효율을 끌어올려 저렴한 공급가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면서다.
전 세계적으로 오리지널의약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바이오시밀러는 더 낮은 가격을 내세워야 시장 침투력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원가경쟁력은 해외 입찰 시장 참여나 미국·유럽 외 기타 지역의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바이오시밀러는 바이오의약품의 효능과 효과, 안정성이 동등하다고 인정받은 복제의약품을 말한다.
셀트리온은 이달 인천 송도 캠퍼스 제1공장 옆에 연간 800만개의 액상 바이알 생산이 가능한 신규 완제의약품(DP) 공장을 증설한다고 밝혔다. 오는 2026년까지 총 126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2027년부터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 DP공장이 증설되면 완제의약품 생산의 내재화 비율은 지금보다 늘어나게 된다. 생산 내재화를 늘려 제품 공급 안정성과 원가 절감 효과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셀트리온에 따르면 DP 공장이 가동되면 위탁생산(CMO)을 통해 생산되는 제품별 단가 대비 약 30%의 비용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 최신 공정이 적용된 신규 DP 공장은 기존 DP 공장과 비교해 파트별 생산 인원을 약 20% 축소해도 생산량은 약 1.8배 향상된다. 즉, 생산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7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서 허가받았다. 후속 파이프라인의 개발도 진행 중이다. 안과질환 치료제 ‘아일리아(성분명 애플리버셉트)’ 바이오시밀러 ‘SB15’, ‘골다공증 치료제(성분명 데노수맙)’ 바이오시밀러 ‘SB16’,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바이오시밀러 ‘SB17’ 임상이 완료된 상태다. 글로벌 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자체적인 생산 공정을 갖고 있지 않다. 의약품은 전부 외주 생산으로 진행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회사가 외주 생산을 맡기는 업체 중 한 곳이다. 회사는 생산 내재화 계획은 아직까진 없지만, 공정 효율화와 공급망 관리를 강화해 원가를 낮추는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전략으로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왔다. 현재는 파트너사인 바이오젠의 바이오시밀러 사업부 인수를 통한 직판 체제 구축으로 판매 효율성 증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바이오시밀러 ‘HD201’로 유럽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허셉틴은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된 지 9년이 지나, 이미 경쟁 제품들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시밀러 시장이 열린 지 오래된 만큼,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시장 침투력을 높이기 위해 낮은 가격을 내세워야만 한다. 원가를 얼마나 절감하느냐가 관건이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자체 생산에 따른 비용 절감과 대체 원재료를 사용한 원가 절감 가능성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계열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생산시설을 활용해 생산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또 HD201의 항체 배양 단계에서 구입 원가가 낮은 대체 배양액을 사용할 예정이다. 다시 말해, 생산 내제화와 단가가 낮은 배양액을 사용해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신약 개발보다 진입 장벽이 낮은 만큼, 제조사들간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특히 오리지날의약품 가격도 하락하면서 원가 절감 수요가 높아지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약값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리지널의약품보다 저렴하게 내놔야 하는 바이오시밀러는 결국 원가경쟁력을 얼마큼 확보하냐가 수익성에 핵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