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제철소 내 작업로봇 개발 협력 소식에 주가 급등
소형 농기계 수출로 매출 1.4조···자율주행·모빌리티로 확장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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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포스코와 농기계 생산기업 대동이 손잡고 공장 내 로봇 개발에 뛰어든다고 발표하면서 대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동은 해방 직후 설립돼 75년 동안 경운기, 트랙터 등을 생산하고 있는 유래 깊은 기업이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북미 등에 수출을 대폭 늘리면서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 등으로 신사업을 확장하면서 ‘농업계의 테슬라’, ‘농슬라’ 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대동-포스코, 레인보우로보틱스-삼성 ‘데자뷔’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동 주가는 전날 상한가에 이어 이날 15.24% 급등한 1만6110원에 장을 마쳤다. 포스코홀딩스 주가 역시 전날 5.36% 급등에 이어 이날도 1.19% 상승한 59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포스코와 대동 주가 상승세는 두 회사가 로봇 분야에서 협력을 발표하며 투심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포스코와 대동은 전날 포스코 제철소 내 낙광 및 폐기물 수거 목적으로 사용할 특수환경 임무수행 로봇을 공동개발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대동은 포스코와 공동개발을 통해 내년까지 리모콘으로 원격 조정하는 임무 로봇을 개발, 포스코 제철소에 투입할 예정이고 2025년까지 사람의 조작이 최소화된 자율작업 임무로봇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를 놓고 지난주 삼성그룹과 레인보우로보틱스가 협력 확대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등했던 사례와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삼성웰스토리는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단체급식 로봇 자동화 솔루션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는데 이 발표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주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로봇사업 확대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도 단숨에 7만원대로 올라섰다.

대동은 1947년 창업주 고(故) 김삼만 회장이 설립한 국내 1위 농기계 업체로 1955년 원동기를 시작으로 1963년 경운기, 1969년 트랙터, 1982년 콤바인, 이양기 등을 출시하며 국내 농기계 국산화를 이끌어왔던 기업이다. 유가증권시장에는 1975년 상장했다.

대동은 최근 로봇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올해 2월 대동은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과 손잡고 로봇사업 진출을 위한 핵심기술 연구와 상품개발을 목표로 서울 서초동에 ‘대동-KIRO 로보틱스센터’를 개소했다.

대동은 2025년까지 농작물 자율 운반을 위한 로봇, 농작물 전주기에 활용하는 전동형 로봇 관리기, 실내용 배송로봇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원유현 대동 대표이사는 개소식에서 “로보틱스센터는 대동의 로봇 사업 진출의 시작점이며 로봇 전문기업으로 도약하는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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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 ‘농슬라’ 가능할까

대동은 2017년 3세 경영인인 김준식 회장이 취임하면서 일대 도약을 이루고 있다. 2017년 이전 대동은 매출 5000억~6000억원대에서 정체된 기업이었다.

하지만 이후 급격히 매출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2021년에는 창사 이래 최초로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실적 성장세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1조4637억원, 영업이익 883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8358억원, 영업이익 633억원을 냈다.

대동의 실적 성장세는 북미를 중심으로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에서 전문 농업인들이 사용하는 대형 트랙터는 이미 글로벌 기업의 제품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대동은 취미로 소규모 경작을 하는 ‘하비 파머(Hobby farmer)’ 들이 사용하는 소형 농기계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택했다.

코로나19 이후 하비 파머가 급증하고 유럽 등으로 수출선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먹히면서 최근까지 실적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 대동은 수익성이 좋은 국내 농기계 매출이 전년 대비 -37.5% 감소했지만 북미 매출 비중이 사상 첫 60%를 돌파하며 북미 중소형 트랙터 부문 ‘빅3’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대동은 단순 농기계 회사를 넘어 모빌리티와 스마트팜을 3대 사업군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21년 산업용 체인과 농업 기자재를 생산하는 자회사 한국체인공업의 사명을 대동모빌리티로 변경하고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오는 2025년까지 모빌리티 및 로봇 분야 핵심기술을 적용한 자율주행 LSV(low speed vehicle), 전동 다목적운반차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배터리 교환식 전기 스쿠터 ‘GS100’도 출시한 상태다.

자율주행 트랙터도 올해 말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기계 자율주행은 1~4단계로 나뉘어지는데 대동이 출시하려는 제품은 3단계다.

스마트팜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 2월 현대오토에버와 손잡고 합작사 ‘대동애그테크(DAEDONG Agtech)를 설립했으며 서울사무소 5층에서 스마트팜 테스트베드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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