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올해 1만1000여대 판매하며 아우디 맹추격
이윤모 대표 취임 이후 두자릿수 성장 반복하며 10여년 만에 수입차 4강 자리 올라
임현기 사장, 취임 후 딜러사와의 마찰 등으로 부진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임현기 아우디 사장(사진 왼쪽)과 이윤모 볼보 대표. / 이미지=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국내 수입자동차 4강 한국인 CEO 대결에서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사장에게 우세승을 거뒀다.

볼보는 수입차 브랜드 변방에서 시작해 매년 꾸준한 성장을 이루며 이윤모 대표 취임 이후 10여년 만에 전통의 수입차 강호 아우디를 맹추격 중이다. 임현기 사장은 아우디 첫 한국인·여성 사장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딜러사와의 마찰과 브랜드 이미지 악화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8월 볼보코리아 판매량은 1만952대를 기록하며 아우디(1만2691대)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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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기준 아우디 판매량은 2만5513대, 볼보 판매량은 1만2798대로 2배 가까이 차이가 났으나, 3년 만에 판매량이 따라잡힌 셈이다.

볼보의 성장은 이윤모 대표 취임 이후부터 본격화됐다.

이 대표가 지휘를 맡은 지난 2014년부터 볼보는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반복했다. 2013년 볼보 판매량은 1960대에 그쳤으나 2014년엔 2976대, 2015년 4238대, 2016년 5206대 등 꾸준히 성장했다. 이후 지난 2019년엔 처음으로 1만대를 넘어섰으며 지난 2021년엔 1만5000대 벽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국내에서 높아지는 볼보 인기를 바탕으로 스웨덴 본사와의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국내 물량 공급 확대를 이뤄냈다. 이를 통해 볼보코리아는 그룹 내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은 10위권에 안착했다.

지난해의 경우 반도체 공급난 등의 영향으로 상반기 판매량이 줄었지만, 이 대표는 같은해 9월 볼보 아시아태평양 총괄 방한 당시 물량 확대를 약속 받았다. 이에 따라 올해 볼보는 전년대비 20% 늘어난 1만75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이 대표는 취임 이후 정가 정책을 고수하며 다른 수입차 브랜드와 차별화를 꾀했다. 국내 수입차 브랜드의 경우 통상 10~15% 이상 할인율을 제공하는데, 이에 비해 볼보는 오랜 기간 정가 정책을 유지하면서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쌓았다. 그 결과 볼보는 출고까지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고정층이 탄탄한 브랜드로 거듭났다.

이 대표와 달리 임현기 아우디 사장은 취임 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임현기 아우디 사장은 지난해 7월 아우디가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래 최초의 한국인이자 여성 리더로 발탁된 바 있다.

임 사장은 아우디 네트워크 부문 이사와 중국서 딜러 네트워크 관리 총괄직 등을 맡았으며, 한국 현지 상황에 능통한 만큼 국내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지난해 아우디코리아 판매량이 2만1402대에 그치며 전년대비 16.4% 감소하며 부진했고, 이에 따라 올해 목표 대수를 상향 조정했는데, 이 과정에서 딜러사와의 마찰로 문제가 발생했다.

올해 초 아우디는 국내 판매 목표를 3만3000대로 잡고, 이를 국내 딜러사들에게 할당했다. 이는 작년 판매량보다 1만대 이상 많은 수치로 딜러사들은 아우디 요구에 크게 반발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할인율을 높여야 하고, 이에 따른 딜러사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아우디 딜러사들은 지난 4월부터 할인을 사실상 없애며 집단행동에 나섰으며, 그 결과 아우디 4월 판매량은 473대로 전월대비 79% 감소했고, 5월에도 902대에 그치며 1000대를 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 사장의 경우 딜러 네트워크 관리 경험이 있고, 현지 상황에 능통한 점이 장점으로 여겨졌는데 오히려 한국 시장에서 딜러사와의 마찰로 인해 판매가 줄어든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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