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기준가보다 높은 가격에 매각되기도···이달 말 래미안 원베일리 등 보류지 매각 예정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신반포3차, 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은 이달 말 보류지 매각을 추진한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경. 신반포3차, 경남 통합재건축 조합은 이달 말 보류지 매각을 추진한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분양시장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주요 정비사업 조합들이 보류지 매각 훈풍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약 낙첨자들이 보류지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특히 인허가물량과 착공물량이 감소하며 2~3년 내에 주택공급 수급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어 수요층을 운집시키기엔 유리한 환경인 것으로 보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신반포3차·경남 통합 재건축 조합)은 이달 말 보류지 27가구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분양면적은 전용 59~185㎡까지로 이루어지며 입찰기준가는 30억4000만~126억원까지로 이뤄진다.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전용 84㎡의 경우 층과 뷰에 따라 39억5000만~41억원으로 책정된 점에 미루어보면 3.3㎡ 당 1억2000만원 수준이다. 전용 84㎡가 지난 7월 45억9000만원에 손바뀜된 점에 미루어보면 시세 대비 5억원 가량 저렴한 수준이다.

보류지란 재개발, 재건축 조합에서 조합분양 대상자 누락 혹은 착오가 발생해 향후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예비로 남겨둔 주택을 말한다. 통상 총세대수의 1% 정도로 정하고 있으나 보통 0.2~0.4% 수준에서 남겨두고 입주가 임박했을 때 매각하는 형태를 취한다. 입찰가에 대한 별도의 제재가 없기 때문에 조합은 수익성 확보 차원에서 시세에 준해 입찰가를 책정한다. 보류지는 조합이 정한 최저 입찰가 이상을 입찰가로 제출하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람이 낙찰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일반분양가에 비해선 높지만 청약통장이 없어도 되고 전매제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전매가 가능하며, 동호수를 지정해 입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시세 대비 가격이 낮다는 점에서 원베일리 보류지 매각에 많은 수요가 운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례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제1주택재건축정비사업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전용 55㎡의 경우 보류지로 매각 공고된 가격은 8억원이었지만 6월 1일 8억100만원에 낙찰된 데 이어, 약 한 달 뒤인 7월 3일에는 같은 면적이 8억3100만원에 낙찰되는 등 입찰기준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올 해 들어 갈수록 서울 청약경쟁률이 높아짐에 따라 일반분양 당첨이 힘들어지고 있고, 주택공급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에 미루어보아 수요층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말까지 서울에서 분양한 사업장의 청약 평균경쟁률은 77.55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10.9대 1을 기록한 것이 비해 7배가량 경쟁률이 치솟았다. 또,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말 기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1~7월 누계 기준 주택 인허가는 20만7278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9% 감소했고, 착공은 10만2299가구로 54.1% 줄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수요층이 충분해도 보류지 특성상 시장가 대비 입찰가격이 높게 형성돼있다면 흥행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조언한다.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대치푸르지오 써밋 등 이미 올해 상반기 시장에 나온 보류지도 상당수이지만 아직 소진되지 못한 사례도 적잖이 있어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매가격의 상승 흐름이 보류지 시장에도 반영된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시장이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고 8월을 기점으로 상승폭도 축소되는 등의 추세를 보이고 있어 최저입찰가가 매력적이지 않으면 한 번에 매각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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