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공급 이슈에 연일 큰 변동성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삼성전자 수혜 기대감 반영
고객사 확보 불확실성 일부 해소 속 관련 분석 보고서 적어 눈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이슈에 들썩이고 있는 가운데 주가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른바 ‘7만전자’(주가 7만원+삼성전자)를 넘어 ‘9만전자’나 ‘12만전자’에 도달할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오랜만에 주목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국내 증권사 보고서 찾기가 쉽지 않아 투자자 궁금증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 AI 덕에 오랜만에 존재감 보인 삼성전자

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28% 상승한 7만1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전 거래일 대비 2.68% 상승한 7만290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달 4일 장중 기록한 연고점인 7만3600원에 근접한 수치다. 이날 차익 실현 매물에 상승폭이 축소되기는 했지만 최근 반등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삼성전자는 올해 2차전지 업종의 돌풍 속에서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에 멀어져 있는 상태였다. 특히 반도체 업황 회복이 지연되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올해를 5만5500원으로 시작했던 주가는 지난 7월 중 7만원대로 올랐다가 다시 ‘6만전자’로 돌아온 상태였다. 

삼성전자는 그러다 이달 1일 하루 만에 6.13% 급등하며 시장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시가총액 400조원이 넘는 무거운 종목에서 6% 급등은 이례적인 움직임으로, 1거래일 동안 6% 이상 오른 것은 2021년 1월 8일 7.12% 상승 이후 처음이었다. 그만큼 삼성전자를 긍정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던 것이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AI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반적인 반도체 업황의 회복 전망은 대체적으로 후퇴하는 모습이지만 AI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AI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미국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공급하게 됐다는 소식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비해 HBM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었다. 엔비디아에도 SK하이닉스의 HBM이 독점적으로 납품됐었다. 이에 삼성전자 역시 HBM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고, 이번 엔비디아와의 납품 계약 이슈가 현실화될 경우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12만전자 갈까?···‘참고할 보고서 찾기 쉽지 않네’

삼성전자가 HBM 시장에서 기대감을 높이면서 향후 주가 전망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했던 종목으로 지난해에만 6조원어치의 순매수가 있었다. 2021년 한때에는 ‘10만전자’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삼성전자 투자 열풍이 일기도 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가 들썩이고 있음에도 투자자들이 참고할 증권사 보고서는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한 달 동안 삼성전자는 AMD, 엔비디아와 HBM 관련 계약 소식이 연달아 이슈가 됐는데, KB증권의 보고서를 제외하면 관련 이슈를 다룬 증권사 보고서는 한 달 동안 전무했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올해 초만 하더라도 HBM이 삼성전자 실적에 미칠 영향이 과소평가 됐었다. 특히 고객사 확보 우려로 주가 상승률이 경쟁사에 미치지 못한 상황이었다”며 “AI 반도체 칩 시장의 급격한 확대와 고객사 계약 이슈가 발생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새로운 가치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국내 증권사들의 경우 대다수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원대 전후로 잡고 있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9만5000원으로 KB증권과 상상인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이 해당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들 중 상상인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각각 지난달 4일과 이보다 앞선 7월 말에 제시된 숫자다. 

한편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발간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였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부터 엔비디아에 HBM3를 공급하면서 내년 30%까지 점유율을 높일 것”이라며 “덩달아 내년 영업이익은 7%가량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