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리스크에 8년 만에 최장·최대 감소
7월 생산·출하·재고 지수 모두 악화
생산 부진에 경기 후행지표인 고용으로 영향 확대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4월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했다. 무역수지도 14개월째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사진은 4월 2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 분야 대기업 생산이 11개월째 줄어들었다. 사진은 지난 4월 2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제조업 분야 대기업 생산이 11개월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감소폭은 더 커지고 출하·재고 지수 모두 전달보다 악화하면서 정부의 경기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7월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지수는 105.7(2020년=100·불변지수)로 1년 전보다 9.6%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제조업의 대기업 생산은 지난해 9월(-0.3%) 이후 11개월째 줄면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25년 1월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대기업 생산감소폭도 커졌다. 대기업 생산감소은 지난 1월 14.7%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 6월 7.7%까지 낮아졌지만 7월 다시 확대됐다. 1∼7월 누계 기준 제조업 대기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9% 줄면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하반기에 들어서도 경기 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대한 회의론도 제기된다. 7월 제조업 대기업 생산뿐만 아니라 출하·재고 지수 모두 전달보다 악화되면서다. 

7월 제조업의 대기업 출하는 1년 전보다 5.2% 줄면서 두 달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기업 재고는 지난 4~5월 큰 폭으로 증가하다 6월 증가율이 5.4%까지 떨어졌지만, 7월에는 7.3%로 오르며 다시 악화했다.

채용시장도 얼어붙었다. 제조업 취업자 수는 올해 1월부터 7개월 연속 감소했다. 생산 부진이 후행지표인 고용까지 영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대기업 업황 부진은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이상기후·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이 겹치면서 각종 지표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중 갈등으로 비롯한 중국발 리스크에서 이젠 중국 내부 경기악화가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7월 수출 출하는 35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14.5% 줄었다. 7월 소매 판매도 3년 만에 최대폭(3.255)으로 감소하면서 소비 지표도 암담한 상황이다. 

다만 정부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줄어든 7월 경기 지표는 기상악화, 자동차 판매위축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기조적인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제조업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수출 물량이 회복세에 있는 점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지금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면서 회복하기 시작하는 초입 단계”라며 “3∼4분기로 갈수록 수출 성장 지표가 조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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