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불용·세계잉여금으로 13~25조 마련
‘공공기금의 저수지’ 공자기금 10~20조 투입 전망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정부가 세수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례없는 세수 결손분을 충당하려면 10조~20조원 안팎의 공자기금 재원이 활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기재부는 다음 주 ‘세수 재추계’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재원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보다 국세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 올해 세수 부족분은 50조원을 넘어선 60조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올해 1~7월 국세 수입은 217조600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43조4000억원 줄었다. 남은 5개월 동안 작년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걷더라도 올해 세수는 세입 예산 대비 48조원가량 부족하다.
중앙정부가 메워야 하는 금액은 세수 부족분의 60%에 해당하는 36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관세, 종합부동산세 등 일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지방 부담 40%를 제외한 세수 펑크 부담은 중앙정부 몫이다. 내국세의 40%가량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지방에 내려가야 한다는 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중앙정부는 불용, 세계 잉여금, 공자기금 재원을 통해 세수결손을 메울 수 있다. 우선 편성한 예산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10조~20조원 규모의 자금이 확보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잉여금으로는 3조~5조원대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부족분은 공자기금 재원으로 메울 수 있다는 게 기재부 판단으로 전해졌다. 10조~20조원에 달하는 공자기금이 투입되는 것이다. 예년 규모를 크게 웃도는 공자기금 여유 재원을 확보한 만큼 추가경정예산(추경) 없이 공자기금 여유재원만으로 세수펑크 충당이 가능할 전망이다.
공자기금이란 여러 기금의 자금을 통합 관리하는 계정으로 ‘공공기금의 저수지’로 불린다. 각종 기금 등의 여유자금을 통합 관리해 재정 융자 등에 활용하고 국채의 발행과 상환 등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금이다. 공자기금은 여유가 있는 기금으로부터 재원을 빌리고 재원이 부족한 기금에 돈을 빌려주는 역할을 한다.
올해 공자기금 정부내부지출 최대 20%인 약 30조원까지는 국회 의결 없이 행정부 재량으로 일반회계에 투입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추경예산안 재원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도 외국환평형기금 공자기금 신규 예탁을 줄이는 방식으로 2조8000억원을 조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