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1일 코닝 ‘한국 투자 50년’ 기념행사 참석 발언
코닝 회장 “한국,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 허브 될 것” 화답
이병철 창업회장부터 인연···2028년까지 국내 2兆 투자 계획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삼성과 코닝이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기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기술, 그리고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함께 만들어 나갑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1일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시티 코닝정밀소재 2단지에서 코닝이 개최한 한국 투자 5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코닝은 TV나 PC, 노트북, 태블릿,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디스플레이 기판 유리와 커버용 강화 유리인 ‘고릴라 글라스’ 등을 주로 생산한다. 코닝정밀소재·한국코닝 등 두 개의 자회사와 테크놀로지 센터, 삼성디스플레이와 공동 설립한 합작회사인 삼성코닝어드밴스드글래스를 통해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행사는 코닝과 삼성의 50년 동맹을 기념해 열렸다. 이 회장을 비롯해 웬들 위크스 코닝 회장, 김태흠 충남지사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코닝의 우정어린 협력은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든든한 디딤돌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은 “코닝은 최신 혁신 기술을 통해 첨단 모바일 기기 디자인과 자동차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것이며 한국은 초박막 벤더블 글라스 제조 허브가 될 것”이라며 “첨단 기술 주도 성장에 대한 한국의 의지와 우수한 인적 자원 그리고 정부의 지원 덕분에 삼성과 같이 한국의 소중한 고객사 및 파트너들과의 협력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코닝 제품은 고릴라 글라스로 상징되는 강력한 내구성이 자랑이었으나 접을 수는 없었다. 이번에 공개한 벤더블 글라스는 일명 ‘휘어지는 유리’로 폴더블폰과 첨단 자동차 등에 들어가는 주요 부품이다. 코닝이 변화하는 디스플레이 시장에 대응 투자에 나선 것이다.
코닝이 전 세계에서 초박막 밴더블 글라스 생산 라인을 도입하는 것은 아산이 처음이며, 이를 위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5억 달러(약 2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코닝과 삼성의 인연은 50년 전인 197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과 에이머리 호턴 주니어 코닝 회장이 각 기업을 이끌던 때다. 당시 삼성은 금성사와 경쟁할 만한 흑백 브라운관 TV를 생산하기 위해 파트너로 코닝을 택했다. 두 기업은 ‘삼성코닝’이라는 합작투자회사를 세우며 인연을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Z폴드5, Z플립5에도 코닝의 최첨단 소재 기술로 만들어진 ‘고릴라 글라스 빅투스2’를 탑재하는 등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또 삼성과 코닝은 내년 스마트폰 신제품에 사용될 신소재도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