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올 상반기 중·저신용 대출 비중 24.0%···인터넷銀 3사 중 가장 낮아
연말 목표치와 격차 8%p로 가장 커
2분기 연체율 0.86%···건전성 리스크에 중금리대출 확대 ‘쉽지 않네’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목표치와의 차이도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벌어졌다. 건전성 관리를 위해 저신용자 대출 취급을 중단하는가 하면 중신용자 대상으로는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이 좀처럼 늘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취급비중은 24.0%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5.1%)과 비교하면 비중이 1.1%포인트 축소됐다.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27.7%, 토스뱅크는 38.5%를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올해 연말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 목표치는 ▲케이뱅크 32% ▲카카오뱅크 30% ▲토스뱅크 44% 등이다. 케이뱅크는 연말 목표치와의 격차가 8%포인트로 인터넷전문은행 중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상태다.

케이뱅크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좀처럼 끌어 올리지 못하는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체율이 가파르게 오르며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85%까지 치솟으며 인터넷은행 3사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1분기에는 0.82%로 소폭 떨어졌지만 2분기 말 기준 0.86%로 0.04%포인트 상승했다. 경쟁사인 카카오뱅크(0.52%)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케이뱅크는 연체 위험이 높은 저신용자 대상 대출 문을 걸어 잠근 상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9개월째 신용점수 650점 이하 저신용자 대상의 신용대출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중신용자 대상으로도 높은 대출 문턱을 유지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6월 중 신용점수 750점 이하 중신용자 대상으로 8%대 금리를 적용하는 등 5대 은행과 여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틀어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를 위한 대출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이라며 “향후 중·저신용 대출을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부실 위험이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수록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케이뱅크의 딜레마다. 특히 케이뱅크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늘린 탓에 수익성에도 발목이 잡히면서 올해 상반기 순익(251억원)이 전년 동기(457억원) 대비 45.1% 감소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라도 연체율 관리가 시급한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는 고신용자에 비해 상환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 대상의 대출 취급을 늘리면 연체율이 상승할 개연성이 높다”며 “특히 케이뱅크의 경우 연체율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건전성 관리 부담이 더 큰데 그런 와중에 중·저신용 대출 비중도 연말 목표치에 맞춰 확대해야 하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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