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IPO 대표 주관은 올해 처음
조직개편 등 큰 변화 이후 첫 실적 전망
대어 여럿 남아 있다는 점도 기대 요인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지난해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였던 KB증권이 올해 들어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가운데 올해 남은 기간 반격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KB증권은 올해 첫 일반 IPO 대표 주관 실적이 될 보안솔루션업체 ‘한싹’을 시작으로 LS그룹 계열사인 ‘LS머티리얼즈’와 같은 대어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2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싹은 내달 8일부터 14일까지 5영업일 동안 기관 수요예측에 돌입한다. 1992년 설립된 한싹은 소프트웨어(SW) 솔루션 분야에서 30년 이상 업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이번 IPO를 통해 희망 공모가 밴드(8900~1만1000원) 상단 기준 165억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한싹 IPO는 상장 대표 주관사가 KB증권이라는 점에서 시장 관심이 모인다. KB증권은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을 앞세워 IPO 주관 실적 3조4390억원을 기록해 업계 1위에 올랐다. 이른바 IPO 주관 ‘빅3’(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우스의 전유물이었던 ‘조’(兆) 단위 대어들의 IPO를 연이어 상장시키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올 들어 KB증권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쌓았다. 이날까지 KB증권이 대표 주관사로서 상장시킨 일반 IPO는 전무하다. ‘KB제25호스팩’, ‘KB제26호스팩’ 등 두 곳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만이 실적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뿐이었다. 심지어 야심차게 추진한 공모금액 320억원의 대형 스팩 ‘KB제24호스팩’은 상장에 실패하기도 했다.
한싹은 KB증권의 올해 첫 대표주관 실적이 될 수 있는 IPO인 것이다. 특히 파격적인 조직 개편이 나오고 난 이후 첫 일반 IPO 실적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선 올해 초 KB증권은 리서치센터장이었던 유승창 상무를 IPO 업무를 담당하는 ECM(주식발행시장)본부장으로 선임했다. 리서치센터장이 ECM 수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인 사례로 여겨진다. 여기에 커버리지를 담당하던 길대환 기업금융2부 부장도 ECM1부 부서장으로 배치했다.
KB증권의 IPO 조직은 최근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지난달 초 KB증권은 ECM3 부서장에 원현희 차장(부서장 직무대행)을 앉혔다. 그동안 체질 개선을 이끌었던 이경수 전 KB증권 상무가 6월 말 퇴사한데 따른 인사였다. 결과적으로 KB증권은 IPO 신흥 강자로 인정받았던 지난해와는 조직 구성이 달라진 상태다.
KB증권의 반격은 한싹을 시작으로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른바 ‘대어’로 꼽히는 기업들의 IPO가 기다리고 있는 까닭이다. 우선 KB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로 있는 LS머티리얼즈의 상장이 주목된다. 몸값이 4000억~5000억원대로 평가받는 LS머티리얼즈는 지난달 1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아울러 몸값 4조~5조원 수준으로 평가되는 LG CNS의 연내 상장 가능성도 KB증권 실적에 크게 영향을 미칠 딜로 꼽힌다.
이밖에 무선 주파수(RF) 필터 파운드리 기업 ‘쏘닉스’, 탄소배출권 개발·투자 및 거래 서비스 회사 ‘에코아이’, 데크플레이트 제조 및 판매 사업을 하는 ‘에스와이스틸텍’도 올해 남은 기간 KB증권 IPO 대표 주관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은 현재 상장예비심사 청구 단계에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IPO 시장이 중소형 IPO 위주로 움직인 까닭에 대형 딜 하나로 두드러진 실적 반등이 가능한 상태”라면서도 “고금리 지속 우려 탓에 시장 환경이 나빠지고 있고 대형 IPO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고 있다는 점은 올해 남은 기간 증권사 IPO 주관 실적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