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8월 들어 우리금융지주 시총 종종 추월
25일 종가 기준 시총 763억원 차이로 앞서···주주환원책 필요 지적
실적 전망 낙관적이지 않아 여건상 뾰족한 묘수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
연간 30% 주주환원율 확보 및 최소 지난해 수준 주당배당금 유지 관건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최근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이 IBK기업은행에 따라잡히면서 주가 상승 모멘텀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1조원 이상 차이가 났지만 이제는 엎치락뒤치락하는 수준으로 좁혀졌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떨어지는 주가를 되돌릴 만한 주가 부양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지만 우리금융지주 실적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이를 타개할만한 뾰족한 묘수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25일 1만15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8조4163억원 규모다. 은행주인 IBK기업은행의 주가는 1만650원으로 시총은 8조4926억원이었다. 8월 들어 IBK기업은행은 종종 우리금융지주 시가총액을 추월한 경우가 많았고 이날 종가로도 우리금융지주를 762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연초만 해도 두 종목의 시총 규모는 비교가 힘든 수준이었다. 지난 1월 31일 기준 우리금융 지주 시가총액은 9조3118억원으로 IBK기업은행(8조1736억원)과 1조1382억원의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7개월여만에 우리금융지주는 1조원 가까이 시총이 증발했고 IBK기업은행은 3000억원 이상 시총이 불어났다.
현재까지 시가총액 추이로 살펴보면 어느 한 쪽이 월등히 우세한다기보다는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10일 기준 IBK기업은행의 시가총액은 8조2932억원으로 우리금융지주(8조2926억원) 보다 6억원 가량 앞섰으나 10여일 뒤인 21일에는 우리금융지주가 IBK기업은행을 264억원 차이로 따돌렸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 주가 부진 핵심 원인으로 실적 악화를 꼽고 있다.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이 주가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7614억원) 대비 12.6% 감소했다. 5대 금융지주(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농협금융, 우리금융지주) 중 유일한 두 자릿수 감소다. 상반기 1조7000억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한 NH농협금융에게도 추월당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시장에서는 이를 만회할 주가 부양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인 대책으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던 만큼 우호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치기에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반기 실적 부진이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과 부동산 펀드 관련 손실에서도 기인한 만큼 상쇄할 만한 주주환원책을 제시하기에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취임하면서 공약한 증권 및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 확보가 지지부진하면서 비은행 실적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데다 상반기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정에 오랜 시간을 소요하면서 경영공백이 길어진 점 등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어느 때보다 우리금융지주의 실적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 우리금융지주의 최우선 과제는 '비은행 강화'가 꼽히는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업계의 중론이다. 상반기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는 96%로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가장 높다. 이에 우리금융지주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고 사측 역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등 비은행 부문 인수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적당한 매물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면 IBK기업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9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실적으로 중소기업 대출 호조에 힘입어 자산의 성장이 은행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냈다는 평가다. 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 것이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비슷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있지만 어느순간 역전된 시가총액이 고착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주주환원 규모가 기대 수준에 미달한다는 예상되는 경우 현재 초박빙 구도도 단기간에 그치고 IBK기업은행이 앞서는 현상이 굳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에서 상승 동력은 물론 뾰족한 주가부양책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가 반등 여부도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는 상반기 이익 감소와 우리종합금융, 우리벤처파트너스 완전 자회사화에 따른 주식 수 증가로 주당배당금(DPS) 감소를 향한 우려가 높은 상황"이라며 "회사가 공언한 연간 30% 주주환원율을 확보하면서 최소 지난해 수준의 주당배당금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