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K7저해 신약 'Q901', 세포 분열 주기 망가진 암세포 사멸 기전
美임상 1상 용량증가 시험완료 'Q702'···오는 11월 결과 공개 예정
국제기구에 결핵 치료제 기술이전···2b상 완료 이후 수입 발생 전망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큐리언트 항암 파이프라인이 오는 10월과 11월 임상 1상 결과 발표 등을 앞두고 있다. 항암제 임상 순항 뿐 아니라 결핵 등의 치료제 기술이전에 따른 수익 발생도 기대된다. 

2일 큐리언트는 오는 10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파이프라인 ‘Q901’의 포스터 발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ESMO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미국암학회(AACR)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꼽힌다. 

CDK7저해제 Q901은 큐리언트가 세포주기조절, DNA 손상 복구 저해, 전사조절 등의 특징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CDK7는 비정상적인 세포 주기 조절의 악성 종양에 대한 잠재적 치료 표적으로 간주돼왔다. 

이에 CDK7를 저해하는 특장점으로, 세포 분열 주기가 망가진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으로 개발 중인 것이 Q901이다. 현재까지 CDK7 저해제로 출시된 신약은 없는 상황이다. 경쟁 파이프라인 역시 임상 1상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 파이프라인과 동등한 수준으로 개발 경쟁 중이라는 것이 큐리언트 측 설명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시험 승인 이후 현재 국내 70명, 최대 약 128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지난해 미국 머크(MSD)와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에 대한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MSD와 큐리언트 공동 임상 개발팀이 결성돼 임상계획을 수립하고, 임상에 필요한 키트루다를 전량 무상 공급받는다. 

Q901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시행하는 ‘제약산업 전주기 글로벌 진출 강화 지원 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번 선정으로 큐리언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진행 중인 항암제 ‘Q901’의 임상 1·2상 비용 일부를 지원받는다. 

큐리언트의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Q702는 오는 11월 미국면역항암학회(SITC)에서 임상 1상 데이터를 공개할 예정이다. SITC는 면역항암제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회로 인정받는다. 

Q702는 미국에서 낮은 용량부터 환자의 반응을 보며 서서히 용량을 높여가는 단독투여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임상 2상에서 투약될 용량을 확인하고 계속 용량을 높여 환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용량(Maximum tolerated dose)까지 확인하는 임상을 진행한 것이다. 

해당 미국 임상 1상 용량 증가 시험이 완료됨에 따라 임상 결과를 오는 11월 공개할 계획이다. 큐리언트 측은 “말기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단독 투약 임상에서 의미 있는 질병통제율(DCR)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MSD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키트루다 병용요법에 대한 공동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 FDA와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임상시험 승인을 받고, 미국과 한국 내 병원에서 임상 1B/2상을 진행중에 있다. 

세포는 발생초기 빠르게 증식하지만 면역 및 항암제에 비교적 반응을 잘하는 외배엽성(Epitherial)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악성으로 진행될수록 면역 반응성이 낮아지는 중배엽성 특성을 보인다. 

아울러 최근 항암치료에서 주목받고 있는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TME)의 구성 역시 종양의 진행에 따라 전이를 촉진할 뿐 아니라, 면역 시스템을 회피하기 위해 면역 억제 상태가 되도록 유도한다. Q702는 악성으로 변한 TME를 조절함으로써 초기화해 면역 반응성을 높이는 기전이다. 

키트루다를 포함한 면역항암제는 면역 반응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매우 뛰어난 효능을 보인다. 하지만 암이 진행되며 많은 환자가 면역 반응성을 잃어버림에 따라 키트루다 등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에 종양미세환경을 초기화해주는 Q702와의 병용 투여를 통해 면역 반응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임상 순항 중인 항암제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개발 완료된 결핵, 아토피 등의 파이프라인도 있다. 큐리언트 관계자는 “결핵 치료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국제기구에 관련 치료제 기술이전을 완료했다”며 “임상 2a상 시점에서 기술이전을 했으며, 2b상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1~2년 후 본격적인 수입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임상 소요 시기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기에, 임상 종료 시점을 현재로썬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결핵과 아토피 등의 비항암 파이프라인이 기술 수출을 통한 수익 창출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항암제 임상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기술이전 계약으로 수익이 발생할지도 주목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표=정승아 디자이너

 

큐리언트는 연구소서 만들어진 후보물질 들여와 개발 분야 전문성을 활용, 후보물질의 가치를 극대화해 다국적제약사에 라이선스 아웃을 목표로 하는 NRDO 형태다. 특히 항암 파이프라인이 퍼스트인 클래스 신규 기전 치료제라는 점에서 주목받아왔다. 

특히 환자 투약 시 효능이 입증되는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신약의 품목허가 시 국내 판권을 보유해, 유통을 담당할 예정이다. 큐리언트가 국내에서 의약품 유통사업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큐리언트는 매출 기준 충족을 위해 의약품 유통업체인 에이치팜을 흡수 합병한 바 있다. 2016년 2월 29일 기술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큐리언트는 연 매출과 최근 분기 매출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며 상장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기술특례상장, 성장성 특례 등으로 상장된 기업은 상장일로부터 5년간은 관리종목 지정을 면제받는다. 다만 5년 이후에는 최근 분기 매출액 3억 원, 최근 반기 매출액 7억 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하며, 연매출 30억 원 미만이면 관리종목 지정, 2년 연속일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바이오 특례상장 회사 중 매출을 내지 못해 한국거래소 심사를 받은 최초 사례로, 거래정지 기간 동안 에이치팜을 흡수합병해 매출 기준을 충족하며 거래가 재개됐다. 당시 업계 내에선 큐리언트의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유망하다는 평과 함께 거래가 재개될 것이란 예상이 다수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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