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M 보유지분 절반 이재웅 측이 매입···롯데렌탈에 다시 대부분 넘겨
롯데렌탈, 2대주주 SK에 지분율 근접···쏘카 지분 구도 변화 ‘꿈틀’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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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쏘카 상장 1년을 맞이해 최대주주인 이재웅 측 보유지분에 대해 의무보유기간이 해제되자 주주간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한 주식양수도 계약이 체결됐다.

재무적투자자(FI)였던 사모펀드 IMM PE는 최대주주인 이재웅 측에 보유주식의 절반을 넘기는 풋옵션을 행사했고 이재웅 측은 다시 롯데렌탈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인수물량 대부분을 다시 넘길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롯데렌탈이 2대 주주 SK와 비슷한 수준의 지분율을 확보하면서 향후 쏘카 지분 구도 변화가 본격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 이재웅-롯데렌탈-IMM, 3각 지분 트레이드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쏘카 주요 주주인 헤르메스투와 에스오피오오엔지, 롯데렌탈 등 쏘카 주요 주주들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지분 양수도 계획을 공시했다.

일단 헤르메스투는 에스오피오오엔지를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해 보유하고 있던 242만3796주(7.39%)의 절반에 해당하는 121만1898주(3.7%)를 매각한다.

헤르메스투는 IMM PE가 쏘카의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세운 특수목적회사(SPC)고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쏘카 창업자인 이재웅 전 다음 창업자가 세운 투자목적 유한회사다. IMM PE가 이재웅 측에 보유지분 가운데 절반을 매각한 셈이다.

IMM PE는 지난 2018년 쏘카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당시 주당 취득 단가는 2만5000원 수준이었다. 쏘카는 지난해 8월 22일 상장했는데 당시 희망공모가범위(3만4000~4만5000원)보다 낮은 2만8000원에 상장을 강행했다.

상장을 위해서는 기존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하다. IMM PE로서는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지 않기에 내키지 않는 공모가였지만 최대주주 측이 상장 후 1년 후부터 주당 4만5172원에 사들이겠다는 풋옵션을 보장했고 이에 IMM PE는 상장에 동의했다.

에스오피오오엔지는 주식매매계약 체결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121만1898주에 대한 매매대금을 헤르메스투에 지급하여 주식을 양수할 예정이다. IMM PE는 이번 풋옵션 행사로 547억원을 회수한다.

에스오피오오엔지 역시 전날 롯데렌탈을 상대로 105만2000주(3.2%)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했다. 주당 행사가는 4만5172원으로 같다.

앞서 롯데렌탈은 지난해 3월 1800억을 들여 쏘카 기존주주들로부터 구주 386만6075주(11.79%)를 사들이며 3대 주주에 올랐다. 당시 투자단가는 주당 4만5172원으로 이번 풋옵션 행사가와 같았다.

여기에 롯데렌탈은 이재웅 측 투자회사인 에스오큐알아이와 에스오피오오엔지를 상대로 상장 이후 의무보유기간이 만료되면 6개월 이내에 최대 5%에 달하는 지분을 사주겠다는 풋옵션 계약도 맺었다. 풋옵션 주당 행사가는 역시 주당 4만5172원이었다.

결과적으로 쏘카 상장을 성공시키기 위해 이재웅 측이 IMM PE에 풋옵션을 약속하고 이재웅 측은 풋옵션 부담을 롯데렌탈에 다시 떠넘기는 3각 트레이드 구조의 계약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에 따라 쏘카 상장 1년을 맞은 전날 IMM PE가 풋옵션 행사를 통해 쏘카 주식 121만1898주(3.7%)를 이재웅 측에 매각하고 이재웅 측 역시 풋옵션 행사를 통해 롯데렌탈을 상대로 쏘카 주식 105만2000주(3.2%)를 다시 매각했다. 이재웅 측은 IMM PE로부터 인수한 물량 중 15만9898주를 남겼는데 롯데렌탈 상대로 추가로 풋옵션을 행사해 전량 처리할 수도 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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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렌탈, 쏘카 지분 추가 인수할까

이번 3각 풋옵션 지분매매를 통해 IMM PE 지분율은 7.39%에서 3.7%로 줄고 롯데렌탈의 지분율은 기존 11.79%에서 14.99%로 확대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풋옵션 행사 이후 지분 구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딜이 끝난 이후 쏘카 최대주주는 여전히 이재웅 측으로 에스오큐알아이(18.71%), 에스오피오오엔지(8.95%), 옐로우독산책하다투자조합(1.31%) 등 총 29.25%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브라보브이파트너스조합(2.35%)은 박재욱 대표가 최대주주이기에 이재웅 측 지분이라고도 볼 수 있다.

쏘카 2대 주주는 SK그룹 지주사 SK로 17.91%(587만2450주)를 보유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쏘카 3대주주다. 만약 이재웅 측이 롯데렌탈을 상대로 풋옵션을 추가로 행사하면 최대 58만7413주(1.79%)가 늘어나 지분율이 16.49%로 확대되고 SK를 제치고 2대 주주에 오를 수 있다.

쏘카 상장 당시부터 롯데렌탈이 쏘카 경영권 인수도 검토하고 있다는 분석은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지분매입 당시 롯데렌탈은 “롯데렌탈이 보유한 정비, 충전 인프라, 주차장, 중고차 등 다양한 부문의 인프라를 활용한 양사간 시너지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렌탈은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 쏘카와 같은 차량공유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 2013년 그린카를 인수했다.

쏘카가 상장하기 전까지 그린카는 쏘카에는 점유율에서 밀리고 있었다. 쏘카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Statista가 추산한 국내 차량공유시장에서 매출 기준 쏘카 점유율은 40.4%로 1위였고 그린카는 8.9%였다.

다만 쏘카 상장 당시 쏘카는 적자회사였고 그린카는 흑자회사였다. 하지만 쏘카가 상장한 지난해 실적부터 쏘카는 흑자회사로, 그린카는 적자회사로 바뀌었다.

쏘카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976억원, 영업이익 95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쏘카는 올해 1분기 적자를 냈지만 2분기에는 다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그린카는 지난해 매출 754억원, 영업손실 2억원을 내며 7년 만에 적자를 냈다. 올해 들어서는 서비스 장애가 빈번해지며 이용률도 감소하고 있어 올해도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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