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이어 하나은행 폴란드 진출 본격화
사무소 개소 목표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설립 계획
폴란드 성장 가능성 충분하지만 현지 상황 녹록지 않아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충분한 시간 두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

지난달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폴란드개발은행 본점을 방문해 폴란드개발은행(Bank Gospodarstwa Krajowego, BGK)과 다양한 글로벌 IB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글로벌 금융 사업에 대한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등을 위한 동유럽 개발 및 재건 사업, 현지 생산 시설 확대 등 글로벌 IB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왼쪽)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에타 다쉰스카 무시즈카 폴란드개발은행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지난달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폴란드개발은행 본점을 방문해 폴란드개발은행(Bank Gospodarstwa Krajowego, BGK)과 다양한 글로벌 IB 사업 분야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를 통해 양국 간 글로벌 금융 사업에 대한 경제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등을 위한 동유럽 개발 및 재건 사업, 현지 생산 시설 확대 등 글로벌 IB 사업 확대에 나선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왼쪽)이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에타 다쉰스카 무시즈카 폴란드개발은행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지난 5월 폴란드에 사무소를 개소한 IBK기업은행에 이어 하나은행도 현지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무소 개소가 목표인 만큼 빠른 시일 내 설립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폴란드 국내 정세 안정화 여부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폴란드 사무소 개소를 위한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급적 빠른 시일 내 사무소 개소를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현지 시장조사와 금융당국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달 폴란드개발은행(Bank Gospodarstwa Krajowego, BGK)과 업무협력을 통해 글로벌 IB(투자금융)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폴란드개발은행은 폴란드 경제 및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1924년 설립된 폴란드 유일의 국책은행이다. 특히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직접 폴란드개발은행 현지 본점을 방문해 ▲글로벌 네트워크 및 시장 정보 공유 ▲인프라 ▲항공기 ▲부동산 ▲인수합병(M&A) 등 글로벌 기업금융 사업 부문의 협력을 약속했다.

현재 폴란드에 진출한 국내 시중은행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지난 2014년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2017년 우리은행, 최근에는 IBK기업은행이 진출에 성공했다. 하나은행이 사무소 설립에 성공한다면 시중은행 가운데 4번째로 폴란드에 진출한다.

앞서 폴란드에 진출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사무소를 설립하고 활발히 기업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2014년에 설립한 브로츠와프 사무소 주변에는 LG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우리은행 사무소는 인근에 국내 자동차기업 협력사들이 모여있는 카토비체에 위치해 있다.

무엇보다 하나은행은 동유럽 국가 가운데 폴란드의 미래 가치가 매우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후 대규모 재건 사업과 대규모 방산 수출 등에 있어 기회를 노려보겠다는 포석도 담겨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낮은 법인세와 저렴한 인건비 등의 양박자를 고루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독일하나은행이 동유럽 전체를 총괄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 폴란드 사무소 개소를 성공한다면 동유럽 거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시장, 우크라이나 재건 등으로 국내 기업들의 폴란드 러시가 이어지고 있고 금융사한테도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다"며 "대규모 금융지원이 필요한 환경이 조성됐고 금융사 사이에서도 폴란드 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현지 정세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현지 정세 안정화 여부가 관건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러시아 역외영토인 칼리닌그라드, 벨라루스,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러시아의 서진에 커다란 위협을 느끼는 나라다.

특히 러시아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로 본거지를 옮기면서 역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최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방한을 취소할 정도로 현지 상황이 위험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폴란드 국경수비대는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어오려는 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병력 증강을 요청했다. 지난 10일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공영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경 주둔 병력을 1만명으로 증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폴란드는 국경 일대에 병력 1만여명을 증파 완료했고 앞으로도 상황에 맞게 증강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현지 상황이 현재 녹록지 않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세가 복잡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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