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마을, 영유아 식품 브랜드 초록베베 론칭
내년 초록마을, 정육각 모두 흑자전환 목표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친환경 유기농 식품 강자 ‘초록마을’이 푸드테크 스타트업 정육각 품에 안기며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정육각은 영유아 식품 브랜드 ‘초록베베’를 정식 론칭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유통업계들이 영유아 사업을 철수하거나 제품 단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초록마을이 초록베베를 내세워 정육각 자체 목표인 연내 흑자 전환을 일굴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초록마을은 영유아 식품 브랜드 초록베베를 정식 론칭한다고 밝혔다. 초록베베는 생후 6개월부터 36개월까지 영유아 성장 주기 전반에서 소비되는 식품 브랜드다. 초록마을은 초록베베를 통해 ‘부모 마음에 100% 응답하는 시장의 유일한 영유아식 브랜드’로서 영유아식 시장 1위를 목표로 한다.
초록베베 모든 상품은 ‘영유아 식품 안전과 품질에 타협은 없다’는 내부 기조에 맞춰 기획·개발됐다. 초록마을은 기존 시장보다 까다로운 기준의 친환경·유기농 원물을 취급하고 최대한 본연 그대로 맛을 추구하고 건강한 식습관 형성을 위해 불필요한 인공첨가물을 배제했다. 초록베베 상품은 이유식용가루·소분 채소·다진 채소 등 신선식품 42종과 간식·음료·반찬 등 가공식품 17종으로, 연내 26종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앞서 정육각은 지난해 4월 대상홀딩스의 친환경·유기농 전문 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했다. 정육각은 초록마을 인수 후 오프라인에 치우쳐 있던 사업 구조를 온라인으로 넓히고 있다. 현재 초록마을 점포수는 380개다. 초록마을에 따르면 영유아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오프라인 점포를 200여개 보유하고 있다. 이로써 초록마을은 높은 접근성으로 온·오프라인에 주력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현재 영유아식 시장점유율은 매일유업(23%)·남양유업(15.1%)·베베쿡(12.4%)·일동후디스(9.1%)·롯데푸드(8.3%) 등으로 형성돼 있다. 시판이유식은 2016년 840억원 규모에서 2018년 1260억원, 2020년 1671억원으로 점차 성장하고 있다. 올해도 시판이유식 시장은 2132억원, 2024년 2270억원, 2025년 2412억원으로 꾸준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에서 분유는 감소하는 반면, 시판 이유식의 시장 규모는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로서 영유아식 중에서 이유식 부문의 절대강자는 없다. 초록마을이 정육각에 인수된 후 영유아식에 힘을 주는 이유다. 초록마을은 국내 영유아 식품시장 내 신선 식자재와 가공식품까지 전 영역에 걸쳐 시장을 선점한 브랜드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 착안해 초록베베를 론칭했다.
이와 함께 초록마을은 전용 멤버십 ‘베베패스’도 공개했다. 기존과 차별화된 구매 경험을 제공해 영유아 먹거리가 필요한 3년 동안 소비자 락인효과를 누리겠다는 구상이다. 베베패스는 1년 단위 연간회원제다. 가입비는 1만2800원이다.
김재연 초록마을 대표는 “초록베베를 앵커 PB(자체브랜드)로 내세워 영유아식으로 유입된 고객이 초록마을에 유입될 수 있도록 안심 먹거리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민 절반 이상이 초세권(초록마을 근처)에 살고있는 만큼 온라인 개편을 통해 당일배송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상품적으로는 초안심 브랜드 인지도를 갖추려고 한다”고 밝혔다.
다만 초록마을의 초록베베는 이제 시장 진입 단계다. 유통업체들은 최근 영유아 부문 사업을 중단하거나 일부 제품 단종 수순을 밟고 있어 초록베베가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실제 LG생활건강은 지난해를 끝으로 영유아 전문 브랜드 베비언스의 영유아 식품 사업을 중단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 분유 브랜드 임페리얼XO 유기농 제품을 단종시켰고 롯데웰푸드도 파스퇴르 위드맘 케어솔루션 골드 1~3단계를 단종한다고 했다. 영유아식품의 시장 전망이 밝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초록마을의 초록베베 이유식 가격은 경쟁사보다 소폭 높다. 특히 초록베베 가공식품은 1만원에 육박해 경쟁사(6000원정도)와 비하면 가격 차이가 크다.
이소해 초록마을 최고마케팅책임자 이사는 “영유아식은 넘버원 브랜드가 없고 베베쿡이나 루솔도 완제품을 위주로 한다. 직접 제조하는 이유식 시장으로 넘어가면 두드러진 플레이어가 없다”면서 “출산인구가 줄면서 영유아 시장도 줄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영유아 식품 시장은 크게 성장하고 있어 초록마을 내부에서도 영유아식 시장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는 “초록베베 이유식은 경쟁사 가격와 맞추려고 했고 큰 가격 차이를 보이지는 않지만 가공식품은 초록마을의 경우 프리미엄을 지향해 가격이 높은 편”이라면서도 “그렇다고 구매하기 주저할 정도의 가격은 아니라고 본다”고 했다.
다만 초록마을은 적자에 머물러 있다. 초록마을을 인수한 정육각도 적자 기업이다. 정육각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초록마을 인수 자금 부족으로 본사를 담보로 제공하는 등 위기를 직면한 바 있다. 정육각은 당시 친환경 신선식품 유통업체 초록마을을 인수하면서 부족한 자금을 신한캐피탈로부터 320억원 단기대출로 메웠다. 초록마을이 영유아식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가운데 올해 흑자전환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 대표는 “흑자는 아직 판단하기 어려우나 8월부터 월 손익분기점을 냈을 것으로 본다”면서 “작년보다는 올해 영업손실 규모가 줄었을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부터는 의미 있는 영업이익이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육각이 초록마을을 인수하고 지금까지 기업 인수 합병 후 통합 관리(PMI) 성과가 나오고 있고 초록베베도 PMI 프로젝트였다”면서 “내년 정육각, 초록마을 흑자전환을 기대하며 초록베베를 통해 매출 3000억원, 4년 내 초록마을과 초록베베에서 총 6000억원의 매출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