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볼보 판매량 9872대로 폴크스바겐보다 2배 많아···작년엔 폴크스바겐 우위
폴크스바겐, 대중 수입차 브랜드로 현대차그룹에 밀려···볼보는 프리미엄 브랜드 굳건
고객과의 신뢰 문제도···폴크스바겐, 뒤통수 할인과 잦은 출고 정지로 악영향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올해 볼보자동차코리아와 폴크스바겐코리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양사는 올해 마땅한 신차가 없다는 점은 비슷하나 판매량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두 회사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BMW코리아, 아우디코리아에 이어 국내 수입차 4위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격차가 커질 전망이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양사간 브랜드 이미지 차이와 고객과의 신뢰 문제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1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7월 볼보 판매량은 9872대로 전년대비 22.9% 늘었다. 반면 폴크스바겐은 같은 기간 4435대 판매에 그치며 전년대비 41.2% 감소해 볼보와 격차가 2배 이상 벌어졌다.

이에 볼보는 독일 3사에 이어 수입차 4위 자리 수성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폴크스바겐은 올해 9위까지 순위가 내려간 상황이다.

당초 폴크스바겐은 디젤게이트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5년만 하더라도 연 3만대 이상을 판매하며 BMW, 벤츠에 이어 수입차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2015년 기준 볼보 판매량은 4238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이후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급감하기 시작했고, 반대로 볼보는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판매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지난 2021년 폴크스바겐 판매량은 1만4364대에 그치며 볼보(1만5053대)에 4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엔 폴크스바겐이 다시 1만5791대를 판매해, 볼보(1만4431대)를 제치는 등 서로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올해는 양사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올해 마땅한 신차가 없어 부진이 예고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볼보는 오히려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다.

양사 차이에 대해 업계에선 우선 브랜드 포지셔닝을 꼽았다. 볼보의 경우 스웨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름을 높이며, 독일3사, 미국차, 일본차와는 다른 시장을 공략했다. 독일 3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고급 브랜드로의 명성은 이에 뒤처지지 않았다.

독일 3사에 식상했던 고객들이나,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넘어가려는 고객들이 볼보 브랜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안전에 강점을 둔 브랜드로 인식된 점도 오랜 기간 이어져온 인기에 한 몫 거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폴크스바겐은 국내 시장 진입 초기에는 독일산 수입차 브랜드로 국산차보다 상위 브랜드로 여겨졌지만 최근 수입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대중 브랜드로 인식이 바뀌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이 최근 국내에서 평가가 올라가며 상대적으로 같은 포지션인 폴크스바겐의 입지가 좁아지게 됐다.

아울러 국내에서 디젤차량 인기가 빠르게 식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디젤 중심 라인업이라는 점도 인기 하락의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자동차 조사기관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디젤차 판매량은 16만8219대로 전년대비 3.8% 줄었으며 하이브리드(15만1108대)에게 조만간 추월 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과의 신뢰 문제도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볼보의 경우 오랜 기간 수입차 시장에서 할인을 하지 않으며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간 반면, 폴크스바겐은 매달 큰 폭으로 바뀌는 할인율과 뒤통수 할인 등으로 소비자와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또 올해 잦은 출고 정지 문제 등도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폴크스바겐은 지난 6월 소프트웨어 문제로 ID.4를 출고 정지했다가 같은 달 말부터 출고 재개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출고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폴크스바겐은 오는 16일부터 출고를 재개할 예정이다.

또한 ID.4는 최근 연료소비율 과다 표시로 리콜대상이 됐다. 당초 폴크스바겐은 ID.4 전비가 복합 기준 5.1㎞/kWh,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최대 440㎞로 발표했으나 이번 시정조치로 인해 전비는 4.9㎞/kWh, 주행거리는 421㎞로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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