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연휴 국경절 전후로 유커 대거 유입 예상
면세업계 현지 마케팅 강화···4분기부터 매출 상승 기대
여행·호텔업체, 인프라 마련 집중···저가항공사 노선 증편 나서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습. /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 단체관광객 모습.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길해성 기자] 중국이 6년여 만에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했다. 이에 따라 면세·여행·항공 등 관련 업계에 ‘중국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겨냥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맞이 준비가 한창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은 2017년 3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중단된지 6년 만이다. 코로나19로 2021년 17만명에 그친 중국 관광객이 올 상반기엔 55만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방한 중국인이 2016년 수준(807만명)까지 회복될지 주목된다.

중국 현지 여행사가 상품을 개발하고 모객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2~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중국 추석인 중추절(9월 29일)과 국경절(10월 1일) 무렵 유커 입국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업계는 유커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고 입국 시기에 맞춰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면세업계 4분기 매출 상승효과 기대···롯데·신라 중국 현지 마케팅 강화  

기대감이 가장 큰 곳은 면세업계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3월 1조257억원까지 회복됐다가 3월부터 내리막을 걸어 6월 8543억원까지 줄었다. 면세업계는 구매력이 큰 유커가 돌아오면 이르면 4분기부터 외국인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그간 어려웠던 중국 북경·상해 로드쇼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방한관광 패키지 등을 제작한다. 국내에선 인바운드 여행사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중국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알리페이·유니온페이 등 결제시스템과 연계한 할인·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김포공항점은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 중이다.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 내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유커 귀환에 대비해 화장품 패션 부문 MD를 개편하고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 마펑워를 통해 자사 홍보, 중국 페이먼트사와의 제휴 프로모션을 해왔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국인 고객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외국인 VIP전용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저가항공사 노선 증편 나서···대한·아시아나항공 단계적 공급 증대 

항공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항공사들은 안전 문제와 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항공사들은 중국노선에 대해 운휴·감편 조치를 시행해 왔다. 이번 관광 재개로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크게 늘면서 미진했던 중국 노선도 활력을 찾을 전망이다.

항공사들은 국토교통부에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항공편을 증편하겠다는 내용의 사업계획 변경 제출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더 적극적으로 증편을 준비하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은 중국 노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2019년 대비 항공기 기단 규모가 85% 수준으로 당장 공급 확대에는 어려움이 있으나 하반기부터 차세대 항공기 B737-8을 도입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제주항공은 LCC 가운데 가장 많은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지난 2일 중국인의 한국 여행 수요가 높은 제주∼베이징 노선에 신규 취항하기도 했다.

진에어는 하반기 제주∼시안 노선을 재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에어서울도 오는 10월에 취항을 고려하던 홍콩과 산둥반도 등 중국 노선 취항을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노선 증편을 신중하게 고려하고 있다. 유커들의 단체여행 수요와 함께 한국인의 중국 관광 수요가 언제, 얼마나 회복되는지 등을 면밀히 살펴 단계적으로 좌석 공급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다.

◆여행·호텔업계, 유커 맞춤 인프라 확충 

여행·호텔업계도 유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지난 6년여간 중국인의 단체관광이 제한된 데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업계의 침체기가 이어지면서 인프라 마련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모두투어는 호텔, 쇼핑센터, 식당 등 국내 관광 인프라를 점검하고 중국어 가이드를 확충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업해 지역 특화 여행상품도 개발 중이다.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카지노 직원 40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 14개 전체 식음업장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어(간체자·번체자)로 주문할 수 있도록 테이블 오더링 시스템을 전면 교체했다. 롯데호텔앤리조트는 판촉 조직에 중국인 직원을 배치하는 등 친유커 정책을 수립한다. 호텔신라도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 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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