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대출자산···카뱅 버금가는 플랫폼 경쟁력
자본여력은 적어···향후 IPO로 대규모 자본확보 가능할까

/사진=토스뱅크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토스뱅크가 지난달 월간 기준 최초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토스뱅크가 향후 카카오뱅크도 넘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토스뱅크의 플랫폼 경쟁력과 대출 성장속도만 놓고 보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처럼 '상장 대박'을 통해 대규모 자본확보를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7월 1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출범 후 22개월 만에 흑자를 달성했다. 그간 토스뱅크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이익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토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6%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포인트 가까이 크게 올랐다.  

토스뱅크가 3분기 전체 실적도 이익을 기록한다면 지난 2021년 10월 출범 후 7개 분기(1년 9개월) 만에 흑자 전환을 달성한다. 인터넷은행 가운데 카카오뱅크 다음으로 빠른 기록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출범 후 각각 6분기(1년 반), 16분기(4년) 만에 분기 기준 순이익을 거뒀다. 토스뱅크가 출범 직후 당국의 규제로 약 세 달 동안 대출영업을 중단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토스뱅크가 더 빠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토스뱅크의 성장 속도는 빠르다. 사실상 영업 첫해인 지난해 대출자산이 8조원 넘게 급증했다. 개인신용대출 상품과 함께 인터넷은행 최초로 자영업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을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예·적금 규모도 22조원대로 급증했다. 출범과 동시에 연 2%대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수시입출금상품인 토스뱅크 통장을 출시한 덕분이다. 

토스뱅크가 현재 성장속도를 유지한다면 자산, 이익 규모 모두 예상보다 빨리 케이뱅크를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올해 3월 말 토스뱅크의 원화대출금 잔액은 9조3064억원으로 케이뱅크(11조9418억원)보다 약 2조6000억원 적다. 토스뱅크가 현재 준비하고 있는 전세대출 상품이 출시된다면 격차는 더 빠르게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익성이 궤도에 오른 만큼 내년엔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보다 더 많은 이익을 거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료=각 사,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업계의 관심은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여부다. 카카오뱅크는 이미 자산, 이익규모 모두 지방은행을 제칠 정도로 성장했다.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이용자수가 많은 플랫폼 덕분에 고객을 빠르게 끌어들인 결과다. 하지만 토스뱅크의 플랫폼도 카카오뱅크 못지않다. 올해 2분기 기준 국내 은행의 모바일 플랫폼 월간이용자수(MAU) 1위는 카카오뱅크(1735만명)이고 2위가 토스(1477만명)이다. 

하지만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 만큼 자본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란 관측이 제기된다. 카카오뱅크가 계속 승승장구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는 지난 2021년 8월에 진행한 기업공개(IPO)가 꼽힌다. 당시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면서 카카오뱅크는 대규모 자본을 확보했다. 이때 얻은 자금 덕분에 카카오뱅크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올해도 30%선을 넘기고 있다. 국내 은행권에서 압도적인 1위다. 대출영업을 공격적으로 할 수 있는 자본여력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반면 토스뱅크는 아직 자본규모가 넉넉하지 않다. 토스뱅크는 출범 이후 꾸준히 자본확충을 진행한 덕분에 자본이 부족해 영업을 못하는 일은 겪지 않았다. 하지만 3월 말 기준 BIS비율은 12.76%로 다소 낮은 수준이다. 고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자본을 대규모로 확보하는 작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토스뱅크도 향후 IPO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러나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 만큼 상장에서 성공을 거두기는 어렵단 의견이 많다. 카카오뱅크는 당시 ‘제로금리’란 특수한 거시경제 상황으로 주식시장에 자금이 넘쳐났기 때문에 투자자들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 다시 그때 수준의 유동성 장세가 형성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더구나 카카오뱅크의 최근 행보로 인해 인터넷은행도 결국 은행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가 우세해졌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혁신적인 상품 혹은 서비스를 보여주지 않는 한 카카오뱅크 수준의 흥행을 달성하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흑자 전환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고객의 신뢰와 성원” 이라며 “이에 보답하기 위해 새롭게 밝힌 기업 미션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새로운 은행 경험’을 실천하며 성장성과 안정성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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