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결제성 리볼빙 평균금리 16.52%···연초 대비 0.6%p 하락
우리·삼성카드 등 15%대로 떨어져
이월잔액 증가세는 여전···6월 잔액 7.2조원, 전년比 10.9%↑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올해 초 평균 17%대까지 치솟았던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금리가 하향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월잔액 증가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카드사들의 건전성 고민이 계속될 전망이다.
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금리는 16.5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월(17.12%) 대비 0.6%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리볼빙 서비스는 카드 소비자가 연체를 방지할 때 이용하는 서비스로 일정 비율의 카드 대금을 내면 나머지 잔액은 연체 없이 이월돼 나중에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연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월된 금액에 대해 카드론보다 높은 평균 16%대의 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연체를 피하려다 오히려 이자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
올해 들어 리볼빙 금리는 지난 2월 평균 17.12%로 정점을 찍은 후 4월에는 16.66%로 내려가며 3개월 만에 16%대로 하락했다. 다음달인 5월에도 전월 대비 0.07%포인트 떨어진 16.59%를 기록하는 등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8.45%의 금리를 기록하며 평균 금리가 19% 육박하는 등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으나 4월 이후에는 금리가 15.6%로 크게 내렸다. 지난 6월에는 평균 15.41% 금리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가장 낮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금융 고객의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해 고금리 구간인 18~20% 구간을 중심으로 4월 1일부터 리볼빙 금리를 인하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카드사들의 리볼빙 금리가 최근 하락세를 나타내는 배경은 카드사들의 자산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높아진 점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0%대였던 주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평균 1%대로 올라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별로 이용회원 신용등급 분포 등에 따라 평균 금리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올해 들어 금융상품 금리 인하 노력을 지속해 왔다”며 “자금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자산 건전성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도 대출금리 인하를 지속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볼빙 금리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점은 건전성 관리에 청신호다. 그러나 금리가 평균 16%대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리볼빙 이월잔액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카드사들의 건전성 관리 부담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지난 6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14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5468억원) 대비 10.9% 증가했다. 전월(7조2317억원)과 비교해도 한달 새 297억원 늘어난 규모다. 지난 3월에는 이월잔액이 전월 대비 1752억원 줄어들며 감소 추세로 전환한 듯했으나 4월부터 6월까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결제 대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카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리볼빙 서비스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업계 전반이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는 만큼 리볼빙 잔액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