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 실물 최초 공개···갤로퍼 디자인 계승해 도심 및 아웃도어 차량으로
기존 대비 전장·휠베이스 50㎜ 가량 길어져···넉넉한 실내공간까지
연간 7만대 판매 계획···쏘렌토 누르고 SUV 1위 목표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신형 ‘싼타페’를 출시하며 국내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1위 재탈환에 나선다. 그동안 싼타페는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에 밀려 판매량이 급감했으나, 디자인을 바꾼 신형 출시를 통해 왕좌를 다시 찾겠단 각오다. 특히 이번 신형은 최근 유행하는 도심형 SUV에서 벗어나 차박, 레저활동 등 아웃도어 중심으로 설계해 차체를 키운 것은 물론 디자인과 내부 공간을 바꿨다.
현대차는 지난 9일 경기 파주시 한 전시장에서 신형 싼타페 실물 디자인을 최초 공개했다. 신형 싼타페는 2018년 4세대 출시 이후 5년만에 새로 나온 풀체인지(완전변경모델)로 도심과 아웃도어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만들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싼타페는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첫 번째 SUV로 1세대 출시 이후 전세계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며 “광활한 아웃도어와 도심을 아우르는 5세대 싼타페의 대담하고 강인한 존재감을 통해 중형 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 디자인 대대적으로 바꿔 분위기 반전 모색
신형 싼타페의 가장 큰 변화는 우선 디자인이다. 통상 풀체인지 때 디자인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형 싼타페는 아예 다른 차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디자인을 확 바꿨다.
최근 싼타페가 형제차인 기아 쏘렌토에 밀리면서 부진에 빠지자 신형에서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꿔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이다. 싼타페는 지난 2018년 10만7202대를 판매하며 국내 SUV 역사상 처음으로 10만대를 넘기며 ‘국민차’ 반열에 올랐으나, 이후 지난 2020년 쏘렌토 신형 출시 이후 상황이 역전됐다.
2020년 싼타페 내수 판매량은 5만7578대, 쏘렌토는 8만2275대로 쏘렌토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이후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지난해 쏘렌토 6만8092대, 싼타페 2만8705대로 3배 가까이 차이가 커졌다.
김윤수 현대차 국내 마케팅실 상무는 “신형은 올해 8월 출시 이후 2만8000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연평균 7만대를 계획하고 있다”며 “글로벌 출시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내년 1분기로 예정했으며, 북미 13만5000대, 유럽 1만20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쏘렌토를 제치고 국내 SUV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단 의미다.
신형 싼타페는 기존 유려하고 곡선형 디자인에서 벗어나 각지고 우람한 체격의 정통 SUV로 분위기를 바꿨다.
사이먼 로스비 현대차 스타일링 담당 상무는 “신형 싼타페는 과거 갤로퍼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박시한(Boxy·상자모양) 차량으로 설계했다”며 “최근 국내에서 차박은 물론 해외에서 테일게이트(트렁크쪽 뒷 문) 파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이런 니즈를 고려해 신차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 박스카 형태에 현대차 엠블럼 형상화한 ‘H’ 라이트 선보여
신형 싼타페는 박스카 형태를 도입했으며 전면부에는 현대차 엠블럼을 형상으로 한 ‘H’ 라이트를 넣어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했다. H라이트는 전면 범퍼 디자인과 그릴 패턴과 조화를 이루며, 높은 후드와 볼륨감 있는 팬더와 함께 웅장함을 극대화시킨다.
측면은 직선으로 길게 뻗은 루프라인과 길어진 전장 및 짧은 오버행, 21인치 휠 등이 어우러져 강인한 모습이다.
후면은 전면부와 마찬가지로 H 라이트를 적용해 통일감을 줬으며, 커다란 테일게이트를 통해 차체가 더 커보이는 효과를 준다.
앞서 신형 싼타페는 디자인이 공개되고 난 후 후면부 디자인에 대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납작하면서도 밋밋한 디자인, 낮게 위치한 테일램프 등으로 호평보다는 혹평이 많았다.
이에 대해 사이먼 로스비 상무는 “(후면 디자인이)심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름답고 볼드하며 유니크한 디자인이다”라며 “테일램프 위치의 경우 기능적인 측면도 고려했다. 테일게이트 공간을 키우기 위해 램프를 낮게 배치했다”고 말했다.
디자인 변화 뿐 아니라 차체도 대폭 키웠다.
신형 싼타페 전장은 4830㎜로 이전 대비 45㎜ 길어졌고, 휠베이스는 50㎜ 길어진 2815㎜, 전고는 35㎜ 높아진 1720㎜다. 전폭은 기존과 동일한 1900㎜다.
특히 테일게이트 확장으로 트렁크 공간이 넓어졌다. 수하물 용량은 차급 최고 수준인 725ℓ이며, 골프가방 4개와 보스턴 가방 4개를 실을 수 있다.
차체 크기가 커지면서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판매 간섭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현대차 관계자는 “팰리세이드는 현대차 내 가장 큰 차로 여전히 싼타페와 체급 차이가 있다”며 “또한 파워트레인도 팰리세이드는 2.2 디젤, 3.8 가솔린인데 비해 싼타페는 2.5 터보 가솔린, 1.6 터보 하이브리드라 라인업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싼타페 2.5 터보 가솔린은 최고출력 281마력, 최대토크 43.0㎏·m이며 1.6 터보 하이브리드는 시스템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37.4㎏·m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올해 현대차가 새로 개발한 신규 배터리가 탑재된다.
여기에 각종 편의 사양도 새로 추가했다.
신형 싼타페는 최초로 양방향 멀티 콘솔을 탑재해 암레스트 수납 공간과 트레이를 1열이나 2열 탑승자가 위치한 방향으로 각각 열고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현대차 최초로 스마트폰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을 적용해 스마트폰 2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무선 업데이트(OTA) 기능을 확대 적용해 다양한 기능을 서비스센터 방문 없이 추가하거나 업그레이드 해 최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이탈방지 보조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후측방/후방 모니터 ▲운전자 주의 경고 등 안전 보조 시스템도 탑재했다.
내비게이션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2,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도 적용해 주행 안정성과 편의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