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고객 확보 목적···연회비 수익 및 안정적 결제 실적 추구
상반기 출시카드, 평균 연회비 8.3만원···전년 比 119% 증가
혜자 카드 매년 단종···비용 절감 등 이슈 맞물리며 프리미엄카드 라인업 출시 당분간 활발 예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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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우량 고객 확보를 목적으로 프리미엄 카드 경쟁에 집중하고 있다. 구매력이 좋은 고객들을 위한 프리미엄 카드를 출시하고 이들을 통해 연회비 수익과 안정적인 결제 실적을 얻는 식인데 이로 인해 상반기 출시된 주요 신용카드의 평균 연회비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올해 상반기 출시된 신용카드 59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연회비는 8만3453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출시된 76종의 신용카드 평균 연회비(3만8171원)에 비해 119% 증가한 수치다.

카드사들이 프리미엄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잠재 고객층의 경제력에 있다. 프리미엄 카드는 일반 상품대비 높은 연회비를 지닌만큼 일정 수준의 경제력을 지닌 고객이 이용하는데 이 때문에 결제 실적 면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회비 10만원 이상인 신규 신용카드는 지난해 7종, 올 상반기 10종이다. 지난해 출시된 프리미엄카드의 연회비가 10만~50만원이었다면 올 상반기 출시된 프리미엄카드의 연회비는 주로 20만원대에서 시작해 80만원대까지 분포하고 있다. 프리미엄카드를 가장 많이 출시한 카드사는 올 초 신규 프리미엄 라인업 'HERITAGE(헤리티지)'를 런칭한 KB국민카드로 'HERITAGE Smart (할인형·대한항공 마일리지형)', 'HERITAGE Reserve (포인트형·스카이패스형)' 등을 출시했다.

이로 인해 카드사들의 연회비 수익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7개 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연회비 수익은 3148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2954억원) 대비 6.5% 증가했다. 7개 카드사의 연회비 수익은 2019년 1분기 2352억원에서 매년 증가해 4년간 33.8% 늘었다.

그 사이 단종된 카드도 늘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BC카드 등 카드사 8곳에서 신규 회원가입을 중단한 카드는 올 상반기 총 159개로 신용카드 139개와 체크카드 20개로 구성됐다. 

문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소위 '혜자카드'로 꼽히던 카드 상품도 함께 단종됐다는 점이다. 일례로 신한카드는 지난 2015년 출시한 교육비 특화 할인카드 '더 레이디 클래식'의 신규 회원 가입을 중단했다. 지난 4월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짭모아' 카드로 불리던 '카카오페이 신한카드'의 발급 역시 중단됐다. 짭모아는 지난 2021년 말 단종된 '신한 더모아 카드'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지만 대용으로는 쓸만한 '짝퉁'이라는 뜻을 담은 별칭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이 악화하면서 수요가 많은 카드들도 단종이 되는만큼 카드사들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 비용 절감 등의 이슈가 맞물리며 프리미엄카드 라인업 출시가 당분간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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