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이사회, 4일 심층면접···‘재무통’ 김 후보자, ‘LG맨’에서 ‘KT맨’으로
오는 25일 임시주총서 김 후보자 선임 전망···국민연금 표심 주목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된 김영섭 전 LGCNS 대표 / 사진 = 시사저널e DB
차기 KT 대표이사 후보로 확정된 김영섭 전 LG CNS 대표 / 사진 = 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KT 이사회가 김영섭 전 LG CNS 대표이사 사장을 차기 KT CEO 단수 후보로 확정했다. ‘LG맨’에서 ‘KT 사령탑’에 내정된 김 후보자의 임기는 이르면 오는 25일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시작된다. 연이은 CEO 선임 실패로 KT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고 있는 만큼, 김 후보자는 차기 CEO로서 빠르게 내부를 수습하고 KT의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과제를 안았다.

4일 KT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된 이사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이승훈)는 서울 강남구 안다즈호텔에서 차기 KT CEO 최종 심사대상자 3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진행하고, 김 전 대표를 이달말로 예정된 2023년 제2차 임시 주주총회에 선임할 CEO 후보 1인으로 선정했다.

이날 면접엔 김 후보자 외에 ‘정통 KT맨’ 박윤영 전 KT 기업부문장 사장과 ‘인공지능(AI)·데이터 분야 석학’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 원장(전 KT 사외이사)이 참여했다.

앞서 이사후보추천위는 지난달 13일부터 약 3주간 기업경영 전문성, 산업 전문성,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역량 등 정관상의 CEO 후보 자격요건 관점에서 서류 심사 및 비대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심사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제출한 지원 서류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단의 평가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비대면 인터뷰 이후 위원들 간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지난달 27일 심층면접 후보 3인을 결정했다.

이날 심층면접에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CEO 공모 자격 요건으로 내걸었던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전문지식 ▲대내외 이해관계자의 신뢰 확보와 협력적인 경영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역량 ▲글로벌 시각을 바탕으로 기업의 사업 비전을 수립하고 임직원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리더십 ▲산업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관련 산업·시장·기술에 대한 전문성 등을 중점 평가했다.

윤종수 KT 이사회 의장은 “김 후보자는 그간의 기업경영 경험 및 ICT 전문성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KT가 글로벌 디지털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미래 비전과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명확히 제시했다”며 “또한 새로운 KT의 경영 비전 하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임직원들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며 대내외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 “특히 김 후보자는 다년간의 ICT 기업 CEO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DX 역량과 본질에 기반한 성장을 도모하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경영 체계 정착 및 기업문화 개선 의지가 뛰어나 향후 KT 미래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이르면 오는 25일 열릴 제2차 임시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정식 선임된다. 다만 지난 6월 제1차 임시 주총에서 CEO 후보자에 대한 주총 의결 기준이 ‘의결 참여 주식의 50% 이상 찬성’에서 ‘60% 이상 찬성’으로 상향됐단 점을 고려하면, KT의 최대주주이자 사실상 2·3대 주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국민연금공단의 표심에 따라 김 후보자의 KT CEO 선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임기는 오는 2026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로 그간 CEO들과 달리 2년 7개월로 짧다. 그는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사장(CEO 후보자)의 연이은 사퇴로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경영 공백’을 빠르게 수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남 전 대표와 구 전 대표 등 전·현직 KT 경영진의 비위 혐의 관련 수사를 펼치며 KT 이권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포했단 점을 고려하면, 김 후보자는 KT 전·현직 임직원에게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과제도 있다.

‘LG맨’에서 KT CEO 후보까지 오른 김 후보자는 경북대사대부고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럭키금성상사(LG상사 전신·현 LX인터내셔널)에 입사해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상무,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등을 역임한 대표적인 LG그룹 내 ‘재무통’이다. 그는 2015년말 LG CNS 대표로 취임한 후 실적 내리막을 걷던 부실 자회사를 대거 정리하고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했단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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