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중국 판매 목표 전년 대비 20.5% 상향···최근 ‘무파사’ 판매 돌입
올해 인도 판매 목표, 유럽보다 높아···첸나이 공장 증설로 판매 강화
인도네시아에선 아이오닉5 판매 큰 폭으로 늘어나···지난달 1023대 판매
글로벌 완성차 톱3 굳힐지 주목···자국 브랜드, 테슬라 등 경쟁업체는 변수

[시사저널e=유주엽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을 주요 판매 시장으로 삼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이 성장하며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3위를 차지한 데 이어 지속 성장을 이어갈지 관심이 모인다. 

31일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판매 목표는 30만6000대다. 지난해 25만4000대에 비해 판매 목표를 20.5% 높여 잡았다. 현재 현대차가 진출한 시장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제시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역별로 ▲국내 13.4%(78만1000대) ▲북미 9.6%(104만대) ▲유럽 4.0%(59만3000대) ▲인도 7.2%(59만5000대) ▲중남미 6.1%(32만9000대) ▲아프리카·중동 11.1%(31만9000대) ▲아시아태평양 12.0%(26만1000대)의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지난해보다 40.2% 줄어든 5만8000대 판매를 예상했다.  

올해 중국 시장 내 판매 목표의 증가 폭이 가장 크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자동차가 올해 중국 시장 판매 목표를 30만6000대로 잡았다. 모든 시장 중 가장 큰 증가 폭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현대차는 ‘무파사’ 등 현지 전략차종 출시를 통해 중국 내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무파사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기존에 판매되던 투싼과 비슷한 차체를 보유했지만 가격 경쟁력은 더 높다. 무파사의 가격은 12만1800위안(한화 약 2171만원)으로, 투싼 16만1800위안(한화 약 2884만원)보다 저렴하다. 

인도 시장의 중요성도 계속해서 커지고 있다. 올해 판매 목표대로면 인도(59만5000대)는 유럽(59만3000대)보다도 판매량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수익성을 제외하고 볼륨만 따졌을 땐 북미 다음으로 큰 시장이 되는 셈이다. 인도는 아직 이륜차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성장 잠재성이 크다고 평가된다.  

현대차는 이달 첸나이 공장을 증설에 들어갔다. 앞서 2020년 증설을 통해 연 60만대 수준의 생산력을 75만대까지 올렸는데, 추가 증설로 생산력을 82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증설작업을 연말쯤 마무리가 예상된다. 현재 현대차는 인도의 제조사 ‘마루타 스즈키’ 다음으로 높은 시장 점유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미래 전기차 판매처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도 정부 역시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아이오닉5와 코나EV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상반기 아이오닉5는 503대, 코나EV는 199대 판매됐다.  

인도네시아는 판매 볼륨 자체는 크지 않으나 전기차 판매량이 돋보인다.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아이오닉5 판매를 시작했는데, 판매량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엔 1023대가 판매됐다. 올해 초만 하더라도 판매량이 월 200대 정도에 그쳤는데 눈에 띄게 판매가 늘었다. 지난달 국내 아이오닉5 판매량 1297대와 유사한 수준이다. 

아이오닉5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 사진=현대자동차
아이오닉5가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 사진=현대차

업계에선 현대차의 아시아 지역 내 판매 강화로 향후 전체적인 판매 볼륨이 늘어날지 주목한다. 인구수가 높은 만큼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UN 발표에 따르면 국가별 인구수는 인도(14억2862만명), 중국(14억2567만명), 미국(3억3999만명), 인도네시아(2억7753만명) 순서로 높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제네시스, 기아 포함)은 약 660만대를 판매하며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를 누르고 글로벌 완성차 판매 3위에 올랐다. 1위 토요타(1030만대), 2위 폴크스바겐그룹(980만대) 다음으로 많은 차를 판매한 브랜드가 된 것이다. 기존 미국·유럽 외 시장에서 선전할 경우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다만 일각에선 장밋빛 미래만 그리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중국에선 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자국 브랜드가 이전보다 성장했다. 또 테슬라의 영향력도 크다. 중국은 테슬라의 최대 판매 시장이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아이오닉5 등을 출시하며 전기차 판매를 본격화할 계획인데, 가격 경쟁에선 중국 브랜드와 테슬라를 앞서기 어렵다. 

인도는 수익 개선이 요구된다. 현재 인도에서 주로 판매되는 차종은 ‘베뉴’나, 현지 전략 차종 ‘크레타’다. 둘 다 저가의 소형 SUV로 수익이 높진 않다. 인프라 확대의 어려움으로 전기차 판매가 단기간에 늘어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인도네시아는 전반적인 판매 볼륨이 낮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4만731대로 베트남 공장(2만3870대) 다음으로 낮다. 또 1분기엔 공장가동률은 50.3%에 그쳤다. 현재 인도네시아에선 토요타의 점유가 높은데, 향후 토요타를 제치고 판매량을 높여야할 과제가 있다. 

한편, 테슬라는 인도 및 인도네시아에 현지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가 현지에 공장을 설립할 경우, 중국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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