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에코프로 대거 팔고 포스코홀딩스 3조2391억 순매수
에코프로처럼 숏스퀴즈 기대↑···국민연금 리밸런싱 가능성은 변수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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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에서 포스코홀딩스로 투자금을 대거 옮기고 있다. ‘텐베거’에 성공한 에코프로처럼 포스코홀딩스 주가도 조만간 급등할 것이라는 예상에 ‘갈아타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에코프로는 다른 종목들과 달리 개인들이 공매도에 맞서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에코프로 공매도를 쳤던 외국인들은 빌렸던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강제로 사들이면서 대규모 숏스퀴즈가 발생했고 에코프로 주가는 급등했다. 이러한 과정을 겪은 개인들은 포스코홀딩스에서도 비슷한 과정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홀딩스는 에코프로와 달리 최대주주가 국민연금이다. 지난 2021년초 개인들의 집중 매수로 주가가 9만원을 넘어섰던 삼성전자는 국민연금이 곧바로 보유 지분을 대거 털어내는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주가가 하락세로 전환됐다. 당시처럼 국민연금이 포스코홀딩스 주가 급등에 리밸런싱을 진행한다면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개미군단 집결’ 포스코홀딩스, 제2의 에코프로?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24일부터 28일까지 한 주간 개인투자자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3조2391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투자자 2위 순매수 종목인 LG화학의 2286억원 대비 14배에 달하는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인들은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2조9766억원가량 순매도했다.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21일 35.51%에서 일주일만인 지난 28일 30.43%로 급감했다.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해 2월초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지분율은 52%에 달했다. 하지만 개인들의 꾸준한 주식매수에 외국인들의 지분율은 계속 낮아지고 있다.

개인 매수에 힘입어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올해 2월 8일 30만원이 무너지기도 했던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지난 24일 60만원을 돌파했다. 27일 59만4000원에 장을 마치며 60만원대가 잠시 무너지기도 했으나 곧바로 다음날인 28일 61만9000원에 장을 마감하며 60만원대에 복귀했다. 이날도 전 거래일 대비 3.72% 상승한 64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는 지난주 개인들이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이다. 지난주 개인들은 무려 7392억원에 달하는 에코프로비엠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개인 순매도 1위 종목이다. 2위는 에코프로로 개인들은 6295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개인들이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팔고 포스코홀딩스로 대거 이동한 셈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에코프로처럼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개인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에코프로 주가 급등 과정을 살펴보면 일단 개인들이 대거 주식을 매입하자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횡행했다. 하지만 개인들이 흔들리지 않았고 주식을 팔지 않았다. 결국 대차 물량 부족에 공매도 숏스퀴즈가 대규모 발생하면서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러한 과정이 포스코홀딩스에서도 반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공매도는 에코프로보다 포스코홀딩스에 쏠려 있다. 지난 21일 5592억원이었던 포스코홀딩스 공매도 잔고는 지난 26일 1조66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지난 21일 1조2238억원이었던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는 숏스퀴즈가 일어나면서 지난 26일 743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지난 26일은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53만9000원을 찍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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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처럼 국민연금이 배신할까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에코프로 대비 여전히 저평가되었다고 여기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올해 초 대비 에코프로 주가는 10배 넘게 올랐지만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2배 정도 오른 상태다.

향후 이벤트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호주 리튬광산업체와 합작한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이 율촌산단에 건설하고 있는 수산화리튬 생산공장은 올해 10월 완공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에코프로처럼 10배 급등하는 것이 아니라 2년 전 삼성전자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동학개미 운동에 힘입어 지난 2021년 초 개인들은 ‘10만 전자’를 기대하며 삼성전자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급등해 2021년 1월 15일 장중 9만68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으로 전환했고 지난해 9월까지 하락세가 장기 지속되며 주가가 4만원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2021년 초 국민연금은 대규모 매물을 쏟아내며 삼성전자 주가에 하방압력을 가했다. 국민연금이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너무 높아지자 ‘리밸런싱’에 나서면서 주식을 대거 팔기 시작했고 막대한 매물이 쏟아지면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었다. 2020년말 당시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 10.7%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3개월 동안 1.8%에 해당하는 3417만9528주를 장중 매도했다. 금액기준으로는 5조3000억원에 달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최대주주다. 국민연금은 지난 3월말 기준 포스코홀딩스 주식 753만2841주를 가지고 있으며 지분율로는 8.91%에 해당한다.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급등해 국민연금이 리밸런싱 차원에서 지난 2021년 1분기 삼성전자처럼 포스코홀딩스 주식을 집중적으로 털어낸다면 포스코홀딩스 주가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포스코홀딩스 우리사주 조합 역시 1.76%에 해당하는 148만5426주를 보유하고 있어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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