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발셀',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 적응증 임상 2상 올해 내 마무리 계획
재발성·불응성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대상 임상 1상도 진행 중
"국내 개발 과정서 얻는 경험과 임상 차별성 바탕으로 해외 진출할 계획"
[시사저널e=김지원 기자]큐로셀의 CAR-T(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 '안발셀'(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이 각기 다른 적응증에 대한 임상 1상과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국내에서 최초의 CAR-T 치료제가 등장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8일 큐로셀은 재발성·불응성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안발셀'의 임상 1상 시험 첫 환자 투약을 마쳤다고 밝혔다. 안발셀은 큐로셀이 CAR-T(키메릭 항원수용체 T세포)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다.
이번 임상은 안발셀의 안전성, 최대 내약 용량 및 잠재적 치료 효과 평가를 위해 실시한다. 10명 내외의 재발성, 불응성 성인 ALL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대학교병원 등이 임상에 참여한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림프구계 백혈구가 악성 세포로 변하여 골수에서 증식하고 말초 혈액으로 퍼지는 희귀질환이다. 이는 간, 비장, 림프계, 대뇌, 소뇌, 척수 등을 침범한다. 국내에서는 연간 300여 명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한다.
성인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를 위해 승인된 최초이자 유일한 CAR-T 치료제는 길리어드의 테카투스(Tecartus, brexucabtagene autoleucel)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테카투스를 재발성, 불응성 ALL 성인 환자(18세 이상)의 치료제로 승인했다. 테카투스의 국내 도입 계획은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큐로셀 관계자는 “항암화학요법, 조혈모세포 이식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국내에는 재발 또는 불응 환자를 위한 CAR-T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재발 또는 불응 환자를 위한 CAR-T 치료제가 없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 이번 임상을 통해 국내 일부 환자에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현재 안발셀은 성인급성림프모구성백혈병 임상뿐 아니라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다. 국내 최초로 진행된 CAR-T 임상 2상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국립암센터, 부산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 병원 등에서 진행 중이며 올해 내 임상 2상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큐로셀에 따르면 2~3개월 내에 목표했던 모든 환자에게 안발셀 투여를 마치게 될 예정이다. 이에 내년 상반기 중 신약 허가 신청에 필요한 환자들의 치료성적이 수집이 완료되고, 허가신청에 필요한 GMP 인증 준비도 마무리될 예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바탕으로 큐로셀은 내년 하반기 신약 허가 신청을 목표로 한다. 신약 허가자료 구비가 완료되는 내년 하반기에 식약처에 허가신청을 하고, 2025년엔 국내에서 최초의 CAR-T 신약을 출시하겠다는 것이다. 초기 단계 기술이전이 활발한 타 CAR-T 치료제 기업과 다른 점이다.
그 배경에 대해서 큐로셀 관계자는 “2017년 큐로셀 창업 당시에는 해외 CAR-T 치료제를 국내 환자들이 사용할 방법이 없었다”며 “미국에서 허가된 세계 최초 CAR-T 치료제가 국내에 도입되리란 전망도 불투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현실을 개선하고자 국내 CAR-T 치료제 개발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CAR-T 치료제의 허가와 생산을 통해 국내 환자에게 공급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다는 게 큐로셀의 판단이었다. 2021년 국내에서도 CAR-T 치료제가 허가되었으나, 국내 시장에 도입된 관련 치료제는 ‘킴리아’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큐로셀은 국내 개발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임상 시험을 통해 확인된 차별성을 바탕으로 해외 사업으로 확대해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런 전략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타당하는 의견이 나온다. 개인 맞춤형이라는 CAR-T 치료제 특성상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지 않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큐로셀 관계자는 “우선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적인 CAR-T 치료제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동시에 아시아 시장으로의 확장을 계획 중이다”라고 했다. 이를 위해 코스닥 입성도 준비 중이다. 큐로셀은 지난 5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 이후 공모자금을 투자해 국내 CAR-T 치료제 사업을 공고히 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CAR-T 사업을 확대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