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 및 최신사양 제품 양산 바탕으로 시장선두 주자임을 강조
HBM이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만큼 시간 두 회사 간 치열한 경쟁 예상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엄민우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자신들이 시장 선두주자임을 강조하며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기론, 또 실제로 알고 있기로도 메모리 부문에서 세계 최강은 삼성전자이고 SK하이닉스는 2등 업체인데, 왜 HBM에 있어서는 SK하이닉스가 ‘우리가 최고’라고 외치고 나오는 것일까요.

우선 HBM에 대해서 알 필요가 있습니다. HBM은 쉽게 설명하면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놓은 메모리 제품입니다. 그렇다 보니 당연히 하나의 D램보다 저장용량도 크고 데이터 처리속도도 빨라 향후 인공지능(AI)과 관련한 주요기술로 꼽힙니다. 여기에 가격도 기존 D램보다 5배 이상 비싸 반도체 가격에 울고 웃는 메모리 업체들에겐 차세대 먹거리로 여겨지는 상황입니다.

메모리 부문에 있어 삼성전자와 큰 격차로 2위 자리에 있는 SK하이닉스가 해당 부문만큼은 자신들이 최고라고 외치는 이유를 보면 ‘그럴 만하다’는 게 업계 및 시장의 평가입니다.

우선 점유율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50%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어 삼성전자(40%)와 마이크론(10%) 순입니다. 약 10% 차이이긴 하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니 SK하이닉스로선 자신들이 최고라고 외칠 만하겠죠?

여기에 현존하는 최고사양의 HBM인 HBM3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SK하이닉스가 본인들이 선두주자로 자평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렇게 보니 어찌 보면 삼성전자가 기존 메모리 시장의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이유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죠?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담당은 지난 26일 컨퍼런스콜에서 “고객들 피드백을 보면 타임 투 마켓(빠른 시장 대응 능력) 관점, 제품 완성도, 양산 품질, 필드 품질을 종합해 SK하이닉스가 가장 앞서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상당히 자신감 있는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메모리 시장의 선두가 삼성전자임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HBM이 메모리 시장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한 자릿수에 불과하고요. 다만 HBM 부문이 급성장하는 먹거리로 부각되는 만큼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가 “HBM은 우리가 최고”라고 외치는 상황을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7일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내년 HBM 캐파는 올해 대비 최소 두 배 이상 확보 중”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HBM 시장이 2025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