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싼타페 풀체인지 및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동시 출시
싼타페, 2020년 쏘렌토에 역전 당한 뒤 3년 연속 판매량 밀려···디자인 평가서 참패
현대차, 대대적 디자인 변화로 반전 모색···“각지고 터프한 SUV 감성 살려”

신형 싼타페(사진 오른쪽)와 쏘렌토. / 사진=현대차·기아

[시사저널e=박성수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와 쏘렌토가 8월 동시 출격한다. 두 모델은 현대차와 기아는 물론 국내 SUV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차량이다.

최근 기아가 국내 SUV 시장에서 현대차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통해 설욕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달 10일 싼타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의 주요 사양 및 제원 등을 공개한 이후 곧 국내 판매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기아도 내달 중순 쏘렌토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선보인다.

현재 두 차종 모두 디자인은 공개된 상태이며 구체적인 사양이나 가격 등은 출시일에 맞춰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와 기아가 동급 차종을 같은 시기에 출시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통상 양 사는 서로 판매간섭을 줄이기 위해 출시 일정이 겹치지 않도록 조율했는데, 이번 싼타페와 쏘렌토는 같은 달 출시를 하게 됐다.

두 모델의 경우 중형 SUV로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서로 공유해 성능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승패는 결국 디자인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 2020년 싼타페와 쏘렌토 맞대결에선 쏘렌토 승리로 끝났다. 같은해 3월 쏘렌토는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았고, 싼타페가 4개월 뒤에 부분변경 모델을 뒤이어 출시한 바 있다.

당시 두 모델 출시를 앞두고 업계에선 싼타페 우위를 점쳤다. 싼타페의 경우 지난 2018년에 10만7202대를 판매하며 국내 SUV 역사상 처음으로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국민차’ 반열에 올랐다. 이어 2019년에도 싼타페는 8만6000여대를, 쏘렌토는 5만2000여대를 각각 판매해 싼타페가 50% 이상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쏘렌토를 앞서갔기 때문이다.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 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하지만 신형 출시 이후 상황은 역전됐다. 신형이 나온 2020년 싼타페 내수 판매량은 5만7578대, 쏘렌토는 8만2275대로 쏘렌토가 앞질렀다. 이후 2021년엔 싼타페 4만1600대·쏘렌토 6만9934대, 2022년엔 싼타페 2만8705대·쏘렌토 6만8092대, 2023년 상반기 기준으론 싼타페 1만6561대·쏘렌토 3만6558대 등으로 쏘렌토가 단 한번의 추월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두 차종 희비가 엇갈린 것에 대해 디자인 차이를 꼽았다.

싼타페는 ‘독수리 눈’을 형상화한 T자형 전조등과 그릴을 키우면서 차별화를 두려고 했으나, 개성이 강해지면서 호불호가 갈렸다. 반면, 쏘렌토는 브랜드 정체성인 ‘타이거 노즈(호랑이 코)’를 적용해 그릴과 헤드램프를 하나로 연결하고 호랑이 눈매의 주간 주행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상대적으로 고평가를 받았다.

또한 싼타페 가격이 쏘렌토보다 100만~200만원 정도 높았던 점도 참패의 이유로 분석된다.

이에 현대차는 올해 신형 싼타페를 내놓으며 디자인에서 대대적인 변화를 이뤘다. 현대차 첫 SUV인 ‘갤로퍼’처럼 각진 형태로 바뀐 것이다. 기존 싼타페가 도심형 SUV 이미지가 강했던데 비해 신형은 곡선 대신 직선과 직각을 강조하면서 터프한 모습으로 변신했다.

여기에 현대차를 상징하는 ‘H’ 형상의 라이트를 전면과 후면에 적용했으며 실내에도 대시보드 전면, 송풍구 등에 반영했다.

싼타페 실내모습. / 사진=현대차
싼타페 실내모습. / 사진=현대차

볼륨감 있는 차체로 차가 커보이는 효과가 있으며 실내도 공간감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쏘렌토는 페이스리프트모델이라 싼타페 만큼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는 없었지만, 전면부를 바꿔 신차 느낌을 살렸다. 기존에 큼직했던 헤드램프를 세로형으로 바꾸고, 주간주행등을 ‘ㄱ’자 형태로 이어 날렵해진 인상을 심어준다.

전체적으로 싼타페가 정통 SUV 디자인 감성을 강조했다면 쏘렌토는 이전 세대와 마찬가지로 도심형 SUV에 초점을 맞춘 모습이다.

두 차량의 승부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시장에선 싼타페 우위를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중고차 업체 케이카가 소비자 811명을 대상으로 올 하반기 신차 선호도를 양자 대결로 조사한 결과 싼타페가 61.7%로 쏘렌토의 2배가량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 이유로는 ‘디자인’이 꼽혔다. 앞서 싼타페가 디자인에서 혹평을 받으며 쏘렌토에게 참패를 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싼타페에겐 긍정적인 신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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