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상반기 순익 12.2% 급증···2.1% 감소한 신한 따돌려
하나금융, 반기 2조 순익 '최초'···우리금융은 12.67% 줄어
[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KB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 1위 자리를 지켰다. 순익이 감소한 신한금융지주와의 격차를 더 벌렸다. 하나금융지주는 설립 후 최초로 상반기 2조원대 순익을 거두면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순익이 크게 줄어든 탓에 상반기에도 NH농협금융지주에 실적이 밀릴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2조99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2조6262억원을 거둔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약 3700억원 차이로 크게 벌렸다. 신한금융은 올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KB금융은 신한보다 충당금을 더 많이 쌓았지만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이 워낙 커 1위 자리를 지켰다. KB가 올 상반기 인식한 충당금은 1조3195억원으로 신한금융(1조95억원)보다 3000억원 더 많았다. 하지만 KB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은 5조3091억원으로 신한(4조5946억원) 보다 약 7000억원 더 많이 벌어들였다.
KB금융의 모든 계열사들의 영업 실적이 크게 뛰었다. 그 결과 은행·비은행 모두 신한을 앞섰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8585억원을 거두면서 신한은행(1조6805억원)을 크게 앞섰다.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서는 보험 부문이 신한과의 격차를 벌렸다.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이 각각 5252억원, 2157억원을 달성했다. 신한라이프(3117억원)보다 보험 사업에서만 4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더 올린 것이다.
KB손보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둬 내 비은행 1등 계열사로 자리매김 했다. 증시 호황이 이어진 지난 2021년 상반기 KB증권이 거둔 상반기 순익(3744억원)보다 약 1500억원 더 많은 수준이다. KB손보는 향후 실적 전망도 밝다. 올 6월 말 기준 보험영업마진(CSM)은 8조4050억원으로 3월 말 보다 약 7000억원 더 늘었기 때문이다. CSM은 보험사가 미래에 거둘 보험영업이익을 추정한 값이다.
하나금융은 올 상반기에 2조209억원의 순익을 거두면서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년 동기 대비 16.6% 급증한 성적이다. 하나금융은 출범 후 처음으로 상반기 순익 '2조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9%(4654억원) 급증한 1조8390억원을 기록하면서 2위 은행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올해 1분기부터 신한은행보다 더 많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우리금융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53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7%(2233억원) 크게 줄었다. 영업실적은 늘었지만 미래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많이 늘린 탓이다. 이에 우리금융은 상반기 실적도 농협금융에 밀릴 가능성이 커졌다. 1분기에는 농협금융이 우리금융보다 약 330억원 더 많은 순익을 거뒀다. 농협금융은 아직 상반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다.
한편, 4대 금융지주는 올 상반기에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했다. KB금융은 2분기 배당금을 주당 510원으로 결의했고,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도 결정했다. 신한금융도 주당 525원의 분기 배당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의결했다. 하나금융 이사회는 이날 주당 600원의 분기배당을 정했다. 우리금융은 그룹 첫 분기 배당금으로 1주당 180원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