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아담대 금리 최대 0.38%p 인하···올해 들어 여섯 차례 금리 인하
건전성 지표 악화에 위축된 중금리대출···아담대 확대로 활로 모색
아담대, 신용대출 대비 수익성 낮아···NIM 하락 불가피할 듯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케이뱅크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케이뱅크 사옥 전경/사진=케이뱅크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케이뱅크가 최근 아파트담보대출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는 대신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낮은 담보대출 취급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7일 케이뱅크는 최근 자사 주담대 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아담대)의 대환대출 변동금리를 최대 0.38%포인트 인하했다. 금리 인하 이후 아담대 대환대출의 변동금리는 전날 기준 연 3.80~5.76%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5월에도 아담대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포인트 인하했다. 올해 들어 케이뱅크가 아담대 금리를 인하한 횟수는 여섯 번에 달한다.

금리 혜택 강화에 힘쓴 결과 올해 상반기 케이뱅크에서 아담대를 받은 고객 중 47%가 연 3%대 금리를 적용받았다. 연 4%대 금리까지 범위를 확대하면 아담대 실행 고객 전체의 약 98%가 3~4%대 금리를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시중은행에서 주담대 상품을 이용하는 차주들은 대부분 4% 중후반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이 지난 5월 중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에서 4%대 금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95.04%에 달한다.

반면 3%대 금리 구간에서의 취급 비중은 평균 3.18%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달 취급한 주담대 중 3%대 금리를 적용한 사례가 없었다. 이를 고려하면 케이뱅크 아담대 상품의 금리 경쟁력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셈이다.

시중은행 및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금리구간별 취급 비중/자료=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및 케이뱅크 주택담보대출 금리구간별 취급 비중/자료=은행연합회

이처럼 케이뱅크가 최근 아담대 상품의 금리 혜택을 강화하는 배경에는 시중은행보다 경쟁력 있는 금리를 제공해 아담대 취급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건전성 지표 악화로 중금리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비교적 연체 위험이 적은 주담대를 대안으로 택한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되면서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커진 상태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0.82%로 전년 동기(0.48%) 대비 0.34%포인트 상승했다. 1분기 기준 시중은행의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이 0.31%인 것과 비교하면 케이뱅크의 연체율이 단연 높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케이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보수적으로 취급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취급 비중은 23.9%로 인터넷전문은행 중 유일하게 전분기(25.1%) 대비 뒷걸음질 쳤다. 또한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신용점수 650점 이하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공급 중단을 이어오고 있다.

중금리대출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주담대 취급을 확대하고 있지만 수익성 악화를 막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적용 금리가 대체로 낮다. 특히 케이뱅크는 금리 인하를 거듭하면서 적용 금리가 타행 대비 더 낮은 상황이다. 중금리대출 축소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상쇄하려면 주담대 취급 규모를 크게 늘려야 하는데 케이뱅크의 주담대는 취급 대상이 아파트로 한정돼 있어 한계가 있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자마진(NIM)은 2.28%로 지난해 말(2.51%)보다 0.23%포인트 떨어졌다. 저신용자 대출 취급 중단과 함께 최근에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연말 목표치 달성을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공급도 한시적으로 중단한 상태라 향후에도 NIM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신용자 대출 취급을 멈춘 상황에서 고신용자 대출까지 중단하면 중신용자 대출만 취급하겠다는 건데 그렇게 되면 절대적 취급액이 줄어들면서 NIM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신용자 대출은 인터넷은행 외에도 카드사, 저축은행 등 경쟁사가 많아 신규 취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주담대 확대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