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제약업계, 면역항암제 피하주사 제형 제품 개발
10분이면 집에서도 투약 가능···환자들 편의성 높인다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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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투약 편의성을 높인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전부터 쓰이던 정맥주사(IV) 방식이 아닌 피하주사(SC) 제형으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피하주사 방식의 항암제는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고 집에서 자가치료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 SC’가 오는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MSD(머크앤컴퍼니)의 ‘키트루다’도 SC 변환을 위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 알테오젠의 기술력이 적용된 면역항암제 SC 제형도 조만간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MSD, 로슈, BMS,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많은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이 ‘피하주사’ 방식의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섰다. 피하주사 제형의 항암제는 의료진이 정맥을 찾을 필요가 없고 피부 아래 지방조직에 한 번 주사 투여만 하면 된다. 기존 면역항암 치료제는 반드시 정맥에 투여해야 했고, 이에 따라 환자들이 병원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했다. 

표적항암제 복합제 로슈 ‘페스코’는 현재도 집에서 투여하는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 유럽, 베트남 등에서 유방암 환자의 유지요법 치료 시 사용되고 있다. 페스코는 ‘허셉틴’, ‘퍼제타’ 등 2개의 정맥주사를 하나의 피하주사로 만든 복합제다. 지난 2021년 9월 국내 식약처에서도 항암제 최초 개량생물의약품으로 허가받았다.

로슈는 지난해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을 피하주사형으로 바꾼 후보물질을 비소세소폐암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3상에 성공했다. 로슈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티쎈트릭 피하주사 제형의 투여 시간은 약 7분으로 집계됐다. 통상 정맥주사가 투여에 30~60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시간이다. 유효성도 피하정맥투여 방식과 유사했다.

MSD는 키트루다의 주요 적응증인 전이성 편평성 또는 비편평성 비소세포폐암에서 표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 시 키트루다 SC 제형의 효능과 안전성 등을 평가하는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또 진행성 흑색종,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각각 SC 제형의 상대적 생체이용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선 지아이이노베이션이 피하주사 면역항암제 ‘GI-102’의 국내 임상을 시작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의 GI-102는 이중 표적 면역항암제 ‘GI-101’의 피하주사 제형이다. 올해 미국 FDA와 한국 식약처에서 임상 1·2a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피하주사는 환자의 자가 치료를 가능하게 할 수 있어 병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에게 큰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다”며 “블록버스터 항암제들이 정맥주사를 피하주사로 바꾸는 임상을 진행하면서 시장 파이는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돼 연구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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