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하락세 깊어진 종목들이라는 점에서 주목
‘내릴 만큼 내렸다 평가’···신작 기대감 유효 평가도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에서 게임업종이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때 대장주였던 엔씨소프트와 대표주인 컴투스에 증권사의 투자의견 상향 보고서가 나와 주목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기나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보고서는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평가와 함께 반등 모멘텀도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 “시총 자산가치 이하”···컴투스 투자의견 ‘상향’ 보고서 눈길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컴투스의 목표가는 기존치(7만4000원)를 유지하면서 투자의견은 종전 ‘HOLD’(중립)에서 ‘BUY’(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한 이후 1년여 만에 투자의견을 바꾼 것이다.

컴투스의 주가가 최근 깊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의견이 투자자 관심을 끈다. 컴투스는 지난 4월 연고점인 7만9700원을 기록했다가 이달 19일 5만5200원까지 30% 넘게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가 이 기간 8.17%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지난 7일 장중 기록한 5만4600원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볼 수 있는 주가였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삼성증권은 우선 시가총액이 자산가치 이하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리스크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컴투스의 순현금과 금융자산 장부가의 합은 7640억원 수준으로 컴투스의 전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 7200억원을 넘어선다. 청산가치와 관련된 PBR(주가순자산가치)의 경우 0.57배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실적 회복과 신작 모멘텀이 살아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의견 상향 배경으로 꼽았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디어 부문은 올해 2분기에도 적자 규모가 유지되나 게임 부문이 흑자 전환됨에 따라 2분기 전체 영업 적자는 전 분기 148억원에서 27억원으로 감소할 것”이라며 “하반기 MLB 나인이닝스 라이벌, 낚시의신 크루, 워킹데드 등 다수의 신작 출시가 예정된 만큼 게임 부문은 영업 흑자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추락한 대장주 엔씨소프트에도 상향 보고서 나오기도

게임업종에서 투자의견 상향 조정 사례는 엔씨소프트에서도 나온 바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13일 보고서를 내고 엔씨소프트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5월 말 매수에서 중립으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가 다시 이번에 매수로 바꾼 것이다.

엔씨소프트 역시 상황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나온 투자의견 변경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44만8500원으로 올해를 시작한 엔씨소프트는 이달 10일 27만8500원까지 38%가량 하락했다. 2021년 한때 100만원을 호가했던 황제주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최근 약세가 두드러진다. 엔씨소프트는 주가 하락에 게임 시총 1위 자리도 내준 상태다.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그래프=김은실 디자이너.

다올투자증권은 신작의 성과를 보수적으로 가정해도 엔씨소프트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을 만큼 주가가 하락했다고 봤다. 앞서 엔씨소프트는 공을 들인 신작 게임 ‘쓰론 앤 리버티’(TL)의 국내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혹평에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은 반등까지 기다림은 필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줄었던 마케팅비의 정상화와 주력 게임(리니지W, 리니지2M)의 경쟁작 영향에 올해 2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TL외 신작은 내년 출시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오는 8~9월 중 진행될 TL의 글로벌 테스트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긴 하락세 마무리하고 반등할지 주목

투자의견 상향 보고서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들 종목의 향후 주가 움직임이 주목된다. 한 투자업계 전문가는 “증권사가 투자의견을 상향하거나 하향하는 경우 해당 종목의 상황이 바뀌고 있다는 단서로 활용하기 좋다”면서도 “증권사의 전망이 모두 들어맞는 것이 아닌 데다 투자의견이 재차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맹목적인 추종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닥 시장에서 컴투스는 전날 대비 1.99% 상승한 5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3.62%까지 상승했지만 차익실현 매물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다. 엔씨소프트는 0.87% 내린 28만5000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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